트럼프 정부가 유럽과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차량에 대한 관세 부과안을 시행할 경우, 포르쉐와 아우디가 미국에서 생산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2025년 2월 4일부터 발효되는 잠재적 관세는 두 브랜드 모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모든 포르쉐와 아우디 모델은 해외에서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각)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의 보도에 따르면, 포르쉐와 아우디는 잠재적인 수입 관세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포르쉐는 911, 718, 파나메라, 타이칸, 마칸 등 모든 모델을 독일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카이엔은 슬로바키아에서 생산된다. 아우디 역시 Q5는 멕시코에서 생산되지만, 나머지 미국 판매 모델은 모두 유럽에서 생산된다.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는 없지만, 두 브랜드 모두 관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내 폭스바겐의 기존 시설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유력한 선택지는 현재 아틀라스와 ID.4를 생산 중이며 잉여 생산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을 확장하는 것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전기 테라(Terra)와 트래블러(Traveler) SUV를 생산하기 위해 건설 중인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스카우드 모터스(Scout Motors) 공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설은 2027년까지 가동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쉐와 아우디는 아직 미국에서 차량을 생산한 적이 없으며, 실제 생산이 이루어질 경우 어떤 모델을 생산할지는 불분명하다. 두 브랜드 모두 한델스블라트의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관세가 현실화되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포르쉐와 아우디의 미국 생산 고려는 관세 폭탄으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고 미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생산 시설 이전에는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소요되므로, 실제 생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포르쉐와 아우디가 미국 생산을 현실화할 경우, 미국 고급차 시장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독일 3사의 경쟁 구도에 변화가 있을 수 있으며,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