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빌리티

글로벌모빌리티

[육기자의 으랏차차] 디테일에 진심인 마초, 외강내유 지프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탑

메뉴
0 공유

시승기

[육기자의 으랏차차] 디테일에 진심인 마초, 외강내유 지프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탑

온로드도, 오프로드도 완벽하게… ‘정통 SUV’의 매력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3-07 17:44

지프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톱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프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톱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UV의 원조라 불리는 지프 랭글러는 오랜 역사 속에서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지켜온 모델이다. 터프한 디자인,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 그리고 개성 넘치는 디테일까지. 정통 오프로더의 상징인 랭글러가 이번에는 ‘사하라 4도어 파워톱’으로 새로운 매력을 더했다. 강인한 외모 속 부드러움을 품은 이 모델을 직접 몰아보며 랭글러가 선사하는 진짜 ‘지프 감성’을 경험해봤다.

랭글러의 디자인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클래식함을 유지한다. 사하라 트림 역시 7슬롯 그릴과 둥근 헤드램프, 각진 차체 실루엣이 여전하다. 그러나 디테일을 살펴보면 정통적인 요소에 현대적인 터치가 가미됐다. 이번 세대 모델부터는 그릴의 크기가 조금 더 콤팩트해졌다. 정확히 말하면 세로 길이가 짧아졌는데 이전보다는 라인은 더 부드럽지만 형태는 더 견고해졌다.

사하라 트림의 가장 큰 특징은 ‘파워톱’이다. 하드톱 모델과 달리 가벼운 패브릭 소재의 루프가 적용되어 개방감이 극대화된다. 지프 랭글러의 상징적인 오픈탑 감성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무게를 줄여 주행 성능과 연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루프를 열면 패브릭 소재의 천장이 말려 들어가면서 하늘과 맞닿는 개방감을 언제 어디든 순식간에 경험할 수 있다. 버튼 하나로 자동 개폐가 가능해 조작도 편리하다.

차체 크기는 전장 4885mm, 전폭 1895mm, 전고 1850mm, 휠베이스 3008mm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높은 차고 덕분에 시야 확보가 뛰어나며, 도심에서도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한다.

지프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톱에는 2.0ℓ 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항상 조금 더 강력한 심장을 바라지만, 락크롤링(Rock Crawling, 험한 돌산을 등반하는 주행)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일상에 만족스러운 정도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8단 자동 변속기가 맞물려 부드러운 변속 감각을 제공한다. 도심에서는 예상보다 부드러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으며, 고속도로에서는 터보 엔진의 탄력적인 가속이 인상적이다.

오프로드 성능도 빼놓을 수 없다. 지프의 셀렉-트랙 풀타임 4WD 시스템이 적용되어 도로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구동 방식을 조절한다. 거친 산길, 모래길, 진흙길에서도 뛰어난 접지력을 자랑하며 험지를 통과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접근각 41.8도, 이탈각 36.1도, 램프각 20.3도의 오프로드 성능은 웬만한 장애물을 가뿐히 넘을 수 있는 수준인 데 도심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웬만해서는 이런 경험을 하기 쉽지 않다. 높은 차고와 단단한 서스펜션 덕분에 바위길에서도 차량의 균형을 유지하며, 스키드 플레이트와 견고한 차체 구조 덕분에 바닥 충격에도 강하다.

지프 랭글러 사하라 파워톱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프 랭글러 사하라 파워톱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실내는 랭글러 특유의 오프로더 감성을 살리면서도 최신 기술이 접목돼 편의성이 향상됐다. 중앙에는 8.4인치 유커넥트(Uconnect)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으며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해 스마트폰 연동이 편리하다. 터치스크린 반응도 빠르고, 내비게이션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다.

사하라 트림의 또 다른 매력은 고급 가죽 시트다. 랭글러하면 투박한 인테리어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하라 4도어 파워톱 모델은 부드러운 가죽 시트와 곳곳에 적용된 스티치 디테일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1열 시트는 열선 기능을 지원해 겨울철에도 따뜻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2열 공간도 넉넉해 장거리 이동에도 편안하다.

트렁크 공간은 897L로, 2열을 접으면 최대 2050L까지 확장된다. 대형 캠핑 장비나 아웃도어 용품을 싣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지프 랭글러 사하라 4도어 파워톱은 오픈톱의 자유로움과 도심에서도 부담 없는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파워톱 특유의 단점도 존재한다. 하드톱 대비 소음이 크고 방음 성능이 다소 부족하다. 차를 타자마자 뒤쪽 창문이 열려 있는지 항상 돌아보게 된다. 여차하면 도난 문제도 있으니 주차 시 걱정거리도 생긴다.

그런 것만 제외한다면 지프 랭글러 사하라 파워톱은 전통적인 오프로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일상 주행에서도 부담 없는 SUV다. 파워톱 특유의 개방감과 랭글러만의 터프한 디자인은 유니크한 매력을 지닌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저작권자 © 글로벌모빌리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