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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볼보부터 혼다-미쓰비시까지…완성차들의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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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볼보부터 혼다-미쓰비시까지…완성차들의 합종연횡

BYD-KGM 합병설, 업계 선례들이 말해주는 전략적 명분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3-26 09:05

지리자동차와 볼보의 합작 브랜드 링크앤코의 링크앤코 08 하이브리드 모델 사진=링크앤코이미지 확대보기
지리자동차와 볼보의 합작 브랜드 링크앤코의 링크앤코 08 하이브리드 모델 사진=링크앤코
중국 BYD와 한국의 KG모빌리티가 전략적 협업을 넘어 지분 제휴 또는 합병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과거 협력·합병 사례들이 이들의 행보에 설득력을 더한다. 대표적 사례는 2010년 지리자동차의 볼보 인수다. 당시 ‘중국 로컬 브랜드가 프리미엄 유럽 브랜드를 인수한다’는 회의적 시선이 적지 않았지만 결과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로 이어졌다.

지리와 볼보는 브랜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전기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는 ‘동반 진화 모델’로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지리는 볼보의 기술을 흡수한 뒤 링크앤코(Lynk & Co), 폴스타(Polestar) 등 신규 브랜드까지 확장하며 전동화 시대의 선도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최근 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동맹은 BYD-KGM의 협업 구도다. 무쏘 EV에 탑재된 BYD 배터리를 기점으로 기술 제휴가 시작됐고, 업계에선 이 협업이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중장기적 자본 제휴 또는 공동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플랫폼 공유, CKD(조립 생산), 공동 브랜드 출시 등 다양한 시나리오도 물밑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닌 ‘생존 전략’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메가트렌드 속에서, 중견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 확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 플랫폼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전동화 시장에서, 기술력이 확보된 파트너와 손잡는 건 오히려 빠르고 효율적인 선택이 된다.

혼다와 미쓰비시의 최근 사례도 이를 방증한다. 양사는 지난 2월 일본 시장을 겨냥한 경(輕)전기차 공동 개발을 발표했다. 혼다의 EV 기술과 미쓰비시의 소형차 생산 경험을 결합하려는 시도였다. 비록 아직 세부적인 사업 전개는 지연되고 있지만, 완성차 기업 간 기술과 리소스를 공유해 생존 해법을 찾으려는 흐름이 분명해졌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산업은 더 이상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전략적 협업은 실패 가능성도 있지만, 이를 감수하고라도 빠르게 전환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BYD-KGM 역시 이런 전략적 흐름 속에 놓여 있다. 지리-볼보의 성공, 르노-닛산의 상호 공유 모델, 스텔란티스의 다국적 합병까지 사례들은 각기 다르지만 공통점은 ‘위기의 시대에 브랜드 간 협업이 곧 진화의 출발점이 됐다’는 것이다. KGM과 BYD의 미래 또한, 그 한 페이지를 새롭게 쓰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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