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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중국서 ‘고사 위기’.. 트럼프에 맞서 '추가 34% 수입세'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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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중국서 ‘고사 위기’.. 트럼프에 맞서 '추가 34% 수입세' 부과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4-0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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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벳 C8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관세 정책에 맞서 미국산 수입품 전반에 걸쳐 추가적인 수입 관세 부과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특히 자동차에 대해서는 34%의 추가 수입세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이미 양국 간 무역 갈등의 최전선에 놓인 자동차 산업에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카뉴스차이나는 오는 4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이번 조치로 콜벳 C8이나 5.0리터 머스탱과 같은 상징적인 미국산 스포츠카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특히 고성능 모델인 콜벳 C8 Z06의 경우, 모든 관세를 합산한 최종 세율이 무려 2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딜러의 이윤조차 포함하지 않은 판매 가격이 22만 달러(한화 약 3억2000만원)를 훌쩍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로, 사실상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번 추가 관세는 이미 지난 2월에 중국 정부가 2.5리터 이상의 엔진을 탑재한 모든 미국산 차량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차례 인상된 바 있다. 당시 조치는 포드, GM 등 미국 브랜드뿐만 아니라, BMW X6, X7, 메르세데스-벤츠 GLS 클래스와 같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독일 럭셔리 모델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중국 고급 SUV 시장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실제로 2024년 중국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GLS는 1만3985대가 판매되며 수입 고급 SUV 판매 2위를, BMW X7은 7만331대가 판매되며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기에, 이번 추가 관세는 이들 모델의 가격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포드 F-150 픽업트럭 역시 새로운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됐다. 다만, F-150의 경우 이미 중국 시장 내 판매량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2023년 4954대가 판매되었던 F-150은 2024년에는 절반 수준인 2227대 판매에 그치며 50%에 가까운 판매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판매 부진은 단순히 가격 상승 요인 외에도, BYD의 양왕(Yangwang) U8이나 GWM(Great Wall Motors)의 상하이 하오(Shanhai Pao, 글로벌 시장명: GWM Cannon Alpha)와 같은 중국 토종 럭셔리 오프로드 모델들의 부상과 높은 인기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뛰어난 성능과 매력적인 가격으로 무장한 중국산 고급 SUV와 픽업트럭들이 자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수입산 미국 차량들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발표된 34%의 추가 수입세는 중국 최대의 고급 수입 자동차 무역 허브인 톈진항의 수입 대리점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2019년 톈진항을 통해 연간 15만 대에 달하는 수입차가 중국 시장으로 유입되었으나, 양광(NIO), 홍치(Hongqi) 등 중국 토종 고급 브랜드들의 성장과 더불어 수입차 판매량은 급감하여 2023년에는 약 3만9300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입차 시장에 이번 관세 폭탄은 회복 불능의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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