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솔루션 기업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 AG, 이하 인피니언)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oftware-Defined Vehicle, SDV)' 분야 시스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 이하 마벨)의 오토모티브 이더넷(Automotive Ethernet) 사업부를 현금 25억 달러(약 3조7000억원)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마벨의 차량용 이더넷 사업부는 인피니언 자동차 사업부(Automotive division)에 통합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은 차량의 기능, 작동 방식 등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관리되고 활성화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이는 전통적인 자동차가 기계적, 하드웨어적 구조를 중심으로 설계되는 것과 대비된다. SDV는 자동차 산업의 다음 단계 진화로 여겨지며, 자율 주행, 커넥티드 카와 같은 많은 첨단 기술 발전의 기반이 된다.
이번 인수는 인피니언에게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SDV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시장에서 강력한 연구 개발(R&D)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인피니언은 이번 인수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 사업을 보완하고 확장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더넷 기술은 낮은 지연 시간과 높은 대역폭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로서, SDV를 비롯한 미래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에 필수 요소이다. 더 나아가 이더넷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같은 인접 산업 분야에서도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마벨의 주력 제품 브라이트레인(Brightlane™) 차량용 이더넷 PHY 트랜시버, 스위치 및 브리지 포트폴리오는 100Mbps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10Gbps에 이르는 광범위한 네트워크 데이터 속도를 지원한다. 또한 현재와 미래의 차량 내 네트워크가 요구하는 핵심 보안 및 안전 기능까지 제공한다.
이더넷 연결성은 SDV의 핵심 토대이며, 중앙 집중식 컴퓨팅, 영역(Zone) 및 엔드포인트를 포함하는 고효율 E/E(Electrical/Electronic) 아키텍처 구축에 필수이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자율 주행,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같은 복잡한 기능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안전한 데이터 처리, 네트워킹 및 저장 용량이 요구된다. 인피니언의 AURIX™ 마이크로컨트롤러 제품군과 마벨의 이더넷 기술이 결합되면, 통신 기능과 실시간 제어 기능을 모두 통합하는 포괄적인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마벨의 차량용 이더넷 사업부는 이미 상위 10개 OEM 중 8개를 포함하여 50개 이상의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에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2030년까지 약 40억 달러(약 5쪼9000억원) 규모 수주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래 성장을 위한 견고한 혁신 로드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인피니언에게 매력적인 요소이다. 마벨의 해당 사업부는 2025년에 2억 2500만 달러(약 3300억원)에서 2억5000만 달러(약 37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피니언의 폭넓은 글로벌 자동차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60%의 높은 총마진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양사 연구 개발 협력과 인피니언의 대규모 생산 능력을 통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마벨 오토모티브 이더넷 사업부는 미국, 독일 및 아시아에 걸쳐 수백 명의 숙련된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의 전문성은 인피니언의 SDV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수 거래는 통상적인 마감 조건 및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2025년 내에 최종적으로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피니언의 이번 전략적인 인수는 미래 자동차 시장 핵심 기술인 이더넷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SDV 시대를 선도하는 핵심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행보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