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테슬라에게는 순탄치 않은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인도량은 13%나 감소했으며, CEO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논란은 브랜드 이미지에 전례 없는 위기를 불러왔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경제 전반, 특히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미 2025년 들어 테슬라는 2024년 인도량 감소라는 첫 연간 판매량 감소를 경험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테슬라의 주가는 비교적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자율주행차(AV) 기술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여전히 품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테슬라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혀왔다. 특히 그는 회사의 로보택시 네트워크가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공개 행사에서 사이버캡 로보택시를 선보였지만, 이 이벤트는 월스트리트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아직 자율주행 시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만, 테슬라는 오는 6월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을 발표하며 로보택시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투자자문기업 모틀리 풀은 테슬라가 공들이고 있는 로보택시 시장에서 아마존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인해 급격히 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 자율주행 야심, 죽스(Zoox) 등장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거대 기업 아마존 역시 자율주행차 사업에 조용히 발을 들여놓고 있었다. 아마존은 2020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Zoox)를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인수하며 자율주행(AV) 기술 확보에 나섰다. 죽스는 이미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자율주행 승차 공유 서비스 출시를 위한 준비를 은밀히 진행해 왔으며, 빠르면 테슬라보다 먼저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죽스는 최근 미국 내 여섯 번째 시험 운행 지역으로 로스앤젤레스를 추가하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및 테스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마존 승차 공유 서비스 역시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승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아직 불투하다. 죽스 자율주행차는 4개 안쪽을 향한 좌석 배치로 일반 차량보다 더 '사교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양방향 도어를 통해 승하차 편의성을 높여 마치 셔틀 밴과 같은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죽스 스스로도 자사 차량을 단순한 '자동차'가 아닌 '로보택시'라고 정의하며 차별성을 강조한다.
현 시점에서 죽스의 자율주행 기술 잠재력을 정확히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알파벳(구글)의 웨이모(Waymo)가 꾸준히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다른 기업들도 자율주행 승차 공유 시장 진출을 모색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역시 연간 수백억 달러의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알파벳과 아마존이라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경쟁자들을 마주하고 있으며, 이들의 자금이 자율주행차 시장에 투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테슬라는 수백만 대 차량이 이미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는 분명한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완전 자율 주행 기술은 여전히 운전자 감독이 필요한 수준이다. 테슬라 승차 공유 서비스 출시에는 감독 없이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한 기술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기술이 상용화되어 안전성을 입증받는다면 수백만 명 테슬라 소유주들이 FSD(Full Self-Driving)에 가입하고 이론적으로 자신의 차량을 승차 공유 서비스에 임대할 수 있게 되어 머스크가 기대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죽스와 같이 자금력이 풍부한 신규 업체 등장은 테슬라가 낙관론자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로보택시 시장을 독점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 위험성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우버(Uber)와 제너럴 모터스(GM)를 포함한 다른 기업들의 자율주행 야심은 예상치 못한 사고와 기술적 난관에 부딪히며 좌초된 사례가 있으며, GM의 크루즈는 최근 모든 차량을 도로에서 철수시키고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더 나은 투자 선택은 아마존 vs 테슬라?
현 시점에서 테슬라 주가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 완성과 로보택시 시장 성공이라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이미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마존은 테슬라 전기차 사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감안할 때 훨씬 더 다각화된 매출 기반, 상대적으로 저렴한 밸류에이션, 그리고 더 나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죽스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속도는 테슬라보다 느릴 수 있지만, 자율주행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안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현 시점에서는 아마존이 테슬라보다 더 나은 투자 선택으로 보일 수 있다. 죽스가 현재 아마존 사업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고 투자자들에게 로보택시 시장에 대한 잠재적인 노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2025년은 로보택시 시장에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몇 달 동안 죽스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