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자동차가 격화되는 무역 긴장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부과한 관세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미국 딜러에 대한 모든 차량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고 14일(현지시각) 카스쿠프가 보도했다.
미쓰비시의 미국 시장 판매 라인업은 전량 수입 차량으로 구성되어 있어, 각 모델에는 일괄적으로 25%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이에 미쓰비시는 북미 시장으로의 수출은 지속하되, 늘어난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내 330개 딜러점에 대한 차량 선적을 일시적으로 보류하는 강수를 꺼냈다.
미쓰비시 북미 법인의 커뮤니케이션과 이벤트 담당 수석 이사인 제레미 반스(Jeremy Barnes)는 닛케이 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관세와 관련하여 다음 단계를 발표할 때까지 차량은 미국 항구에 그대로 보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선적 중단에도 현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 자료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4월 초 기준으로 미국 시장에서 약 79일 분량의 차량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계 평균 70일분을 웃도는 수준으로, 미쓰비시는 현재 딜러 재고가 소진되기 전에 관세 정책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며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미국 고객에 대한 차량 가격 인상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미쓰비시의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한 기업만의 사례가 아니다. 애스턴 마틴, 아우디, 로터스, 재규어 랜드로버 등 다른 여러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이미 미국으로의 차량 수입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 역시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인피니티 QX50 및 QX55 모델에 대한 주문을 중단했으며, 볼보는 S90 세단 모델의 판매를 중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역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쓰비시는 2025년 1분기에 견고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북미 시장에서 총 3만1637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아웃랜더는 2024년 1분기 대비 1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1만1992대가 판매되며 여전히 북미 시장에서 미쓰비시의 베스트셀러 모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 2월 말 북미 시장에 처음 공개된 완전히 새로워진 SUV 버전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3월에 월간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미 단종된 미라지가 7301대 판매되며 미쓰비시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모델로 기록되었으며, 노후화된 아웃랜더 스포츠(6910대)와 이클립스 크로스 SUV(3731대)가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