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전기 자동차(EV) 배터리 제조업체 중국 CATL이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CATL은 15일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9%나 급증하며 139억6000만 위안(약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 배터리 3분의 1 이상을 생산하는 CATL은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2011년 중국 동부 닝더시에서 설립된 CATL은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며 업계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CATL이 14일 선전 증권 거래소에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같은 기간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847억 위안(약 16조4500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CATL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특정 전략적 하이테크 부문에서 국내 시장의 강점을 더욱 공고히 해왔다.
하지만 수년간 급격한 성장 이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광범위한 소비 심리 둔화에 직면하며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주춤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CATL 역시 지난 1월, 작년 매출 감소가 탄산리튬과 같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가격 조정 때문이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리튬 가격은 시장 공급 과잉과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
이러한 추세는 인도와 같은 다른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부추겨, 소규모 업체들이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CATL이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강력한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ATL은 2023년 1월 독일의 첫 번째 공장 설립에 이어, 헝가리에 두 번째 유럽 공장을 건설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