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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2025년, 사라지는 자동차들… 단종 모델로 본 자동차 시장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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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2025년, 사라지는 자동차들… 단종 모델로 본 자동차 시장의 방향

내연기관의 퇴장, 세단의 축소, SUV와 전기차의 부상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4-19 09:05

한국 시장에서는 글로벌보다 빨리 단종된 2022년형 쉐보레 말리부 사진=한국지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시장에서는 글로벌보다 빨리 단종된 2022년형 쉐보레 말리부 사진=한국지엠
2025년,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는 ‘단종’이라는 키워드가 유난히 자주 등장한다. 최근 전문가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에서 판매되던 국산차와 수입차 중 적지 않은 모델들이 올해 생산 종료를 맞거나 단종 수순에 들어갔다. 이들은 단순한 퇴장이 아니라 향후 자동차 산업의 변화 방향을 암시하는 신호로 읽힌다. 잇따른 단종 결정의 배경을 통해 2025년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 변화를 짚어본다.

세단의 퇴장, SUV의 부상

우선 눈에 띄는 흐름은 세단의 쇠퇴다. 쉐보레 말리부, 인피니티 Q50, 벤츠 CLS, BMW 6시리즈 GT, 폭스바겐 아테온 등 전통적 세단들이 줄줄이 단종되고 있다. 토요타 캠리조차 일본 내 판매를 종료했다.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도 단종설이 이어진다. 대체로 SUV 수요 증가와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이 주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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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하비 엔진룸 사진=기아

내연기관 차량의 정리

이어 따라오는 것이 내연기관 자동차의 정리다. 전동화 전환의 가속으로 내연기관 차량도 개편에 들어갔다. 기아 모하비, 현대 엑센트, 기아 프라이드처럼 배출가스 규제와 판매 감소로 자취를 감춘 국산차들이 대표적이다. 모하비는 한국 시장 전용 모델에 가깝지만 전 세계적인 환경 기준 강화 흐름 속에 '마지막 보디온프레임 디젤 SUV'로서 더 이상 생존이 힘들어진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소형 디젤 승용차를 모두 단종했다. 과거 국민 소형차였던 현대 엑센트(현재는 아반떼 수출명)와 기아 프라이드(수출명 리오)도 단종돼 더 이상 신차로 만나기 어렵다.

재규어는 전 모델 단종 후 2025년부터 전기차 브랜드로 재출발하며, 아우디 R8, 람보르기니 우라칸, 닛산 GT-R 등 내연기관 슈퍼카들도 배출가스 규제를 이겨내지 못하고 잇달아 생산 종료를 선언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동화 시대에 대비해 소형차뿐 아니라 일부 중대형 내연기관 차종도 정비하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V10 엔진을 탑재한 우라칸을 2024년까지 생산하고, 이후 전동화된 후속 모델 테메라리오로 대체한다. 페라리 역시 12기통 812 슈퍼패스트와 하이브리드 하이퍼카 SF90을 단종시키며 전동화 전환의 수순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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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SUV 중심의 재편 가속화

2025년 단종 모델들을 따라가 보면,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 ‘SUV 중심’, ‘고성능 내연기관의 축소’라는 커다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테슬라 모델 대부분이 SUV형이고, 현대차의 아이오닉5·아이오닉6 역시 크로스오버와 세단 형태로 나뉘어 있지만 판매는 아이오닉5가 우세하다. 토요타 역시 프리우스를 유지하면서도 크라운은 SUV·CUV·픽업 등으로 확장해 SUV 중심의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포드와 GM은 수년 전부터 세단 라인업을 축소하고 SUV·트럭에 집중해 왔다. 포드는 머스탱을 제외한 승용 세단(피에스타, 퓨전 등)을 단종했으며, 쉐보레는 크루즈와 임팔라 등 주요 세단을 퇴장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져 전기 SUV와 크로스오버가 중심이 되는 신차 출시 흐름으로 나타난다. 제조사들은 배터리 탑재에 유리하고 공간 활용성이 뛰어난 SUV를 선호하며, 이로 인해 세단의 입지는 점점 줄고 있다.

현대 캐스퍼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 캐스퍼 사진=현대자동차

한국 시장의 변화 흐름

국내 시장에서도 이 같은 변화는 뚜렷하다. 현대차는 2023년 그랜저를 제외하면 세단 판매가 정체된 반면, 싼타페, 팰리세이드, 투싼 등 SUV 라인업이 강세다. 기아 역시 K시리즈보다 쏘렌토, 스포티지, 카니발 등 SUV가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경차 시장에서도 기아는 모닝보다 캐스퍼(현대 위탁생산)의 성공에 자극받아 전기 경형 SUV 개발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 EV6, 제네시스 GV60 등도 모두 CUV 또는 SUV 스타일로 출시되며 전기차마저 SUV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즉, 내연기관이든 전기차든 “SUV에 올인하는” 흐름이 2025년 자동차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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