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운전 지원 기능을 홍보하면서 '스마트 주행(智能驾驶)' 및 '자율 주행(自动驾驶)'과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금지했다고 17일 외신이 보도했다. 이는 ADAS 기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즉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차량에 탑재되는 다양한 기술들을 의미한다. 센서,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LiDAR) 등의 감지 장치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거나 차량 스스로 제어 기능을 수행하여 사고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규제는 지난 3월 발생한 샤오미 SU7 세단 사고가 직접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차량은 시속 97km로 주행하던 중 충돌 후 화재가 발생했으며, 사고 직전 운전자가 차량의 ADAS 기능을 비활성화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야기했다. 이 사건은 첨단 운전 보조 기술의 실제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며,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새로운 규정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는 앞으로 운전 지원 기능 광고에서 '스마트 주행'이나 '자율 주행'과 같은 단어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는 현재 ADAS 기술 수준이 완전 자율 주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소비자들이 해당 기능을 실제 자율 주행 능력으로 오인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규정은 이미 판매된 차량에 대한 주행 기술 관련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절차에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OTA 배포 전에 반드시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업데이트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광범위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운전 보조 기능이 예기치 않게 변경되거나 오류를 일으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이번 규제가 소비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ADAS 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OTA 업데이트에 대한 규제 강화는 차량의 안전성과 직결되는 만큼, 제조업체들의 책임감을 높이고 기술 개발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스마트 주행'이나 '자율 주행'과 같은 용어 사용 금지가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는 데 일부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향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ADAS 기능의 특징과 한계를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홍보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