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 효율성 부서(DOGE)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역할을 부분적으로 내려놓고 테슬라 경영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테슬라의 수익과 매출이 급감하면서 머스크 CEO의 정치 행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진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CEO는 22일(현지시각) 테슬라 투자자들에게 다음 달부터 DOGE 업무 시간을 주 1~2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인 5월부터 DOGE에 할애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며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DOGE에서의 자신의 업무를 옹호하며 '낭비와 사기'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우리 앞에 놓인 험난함과 함정 너머를 바라보라"고 촉구하며 자신의 정치 행보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인해 올해 전망마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나왔다. 테슬라는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비해 관세 영향은 적지만, 현재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사업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테슬라 측은 "자동차 및 에너지 공급망, 비용 구조, 내구재 및 관련 서비스 수요에 대한 글로벌 무역 정책 변화의 영향을 측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3일 자동차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향후 부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테슬라는 미국 공장에서 미국 내 판매 차량을 생산하기 때문에 수입차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은 적지만, 미국 공장 생산 차량의 부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관세 결정은 전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몫"이라며 "저는 관세 인하가 번영을 위해 좋은 생각이라고 여러 번 공개적으로 말해왔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라고 말하며 행정부와의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테슬라는 1분기 매출이 9% 감소하고 자동차 매출은 20%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조정 순이익은 39% 급감했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나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또한, 테슬라는 4월 초 투자자들에게 1분기 판매량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만 대 감소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판매 급감으로 테슬라는 거의 3년 만에 최저 판매량을 기록했다.
최근까지 분기별로 전년 동기 대비 20~10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던 테슬라에게 이번 실적 악화는 충격적인 결과이다. 이는 테슬라 주가 급등과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 중 최고 가치 달성의 원동력이었던 고성장세가 꺾였음을 의미한다.
한편, 머스크 CEO는 DOGE 활동과 테슬라 경영 소홀에 대한 비판을 인정하면서도, DOGE 설립 작업이 "거의 완료"되었기 때문에 이제 테슬라에 다시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의 발표 이후 테슬라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4% 상승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 손상에 대한 의문도 일축하며, 판매 감소의 원인을 전반적인 경제 침체와 소비자 불확실성으로 돌렸다. 이는 경쟁 전기차 모델과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판매가 증가한 상황과는 대조적인 주장이다. 그는 "거시경제적 문제가 없다면 수요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최근 분기의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및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풍요"의 시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