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폭스바겐의 콘셉트카 ID. Era, ID. Aura, ID. Evo(왼쪽부터). 사진=폭스바겐
한때 중국 시장에 최초로 진출한 기업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판매 부진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폭스바겐이 절치부심하여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소비자들이 더욱 진보된 전기차 기술과 현지 맞춤형 디자인을 갖춘 자국 브랜드로 눈을 돌리면서, 폭스바겐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라는 새로운 전략을 내세우며 세 가지 혁신적인 전기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특히 이번 콘셉트카들은 폭스바겐의 오랜 중국 합작 파트너사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23일 인사이드EVs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은 ID. Aura, ID. Evo, ID. Era라는 매력적인 콘셉트카 3개 모델을 공개하며 중국 시장에서의 반전을 꾀했다. 두 대의 SUV와 한 대의 세단으로 구성된 이 콘셉트카들은 각각 FAW-폭스바겐, 폭스바겐 안후이, SAIC-폭스바겐 등 폭스바겐의 주요 중국 합작 법인들의 기술력과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는 물론, 중국 고객의 니즈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설계된 이 차량들은 2027년 말까지 출시될 예정인 20종 이상의 '신에너지 차량'(중국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포괄하는 용어)의 선두 주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폭스바겐의 이번 전략 핵심은 바로 '속도'다. 과거 서구 및 기타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5년에서 10년 주기로 새로운 내연기관 모델을 출시하고, 그 중간에 소폭의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데 익숙했다. 하지만 풍부한 엔지니어링 인력과 노동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 중국 브랜드들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신모델을 출시하며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러한 '중국 속도'에 발맞춰 개발 프로세스를 혁신하고자 한다.
폭스바겐 중국 기술 센터 CEO인 토마스 울브리히는 성명을 통해 "허페이에 새롭게 설립된 개발 센터를 통해 '중국 속도'를 가속화했다. 우리의 목표는 최대 34개월 안에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라고 밝히며, 중국 시장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공개된 세 가지 콘셉트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모델은 ID. Era SUV이다. 이 차량은 순수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지만, 배터리 충전을 위한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독특한 조합을 통해 양산형 모델의 총 주행 거리는 약 1000k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장거리 이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실용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ID. Evo SUV는 '개성을 추구하는 젊고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구매자'를 타겟으로 한다. 폭스바겐은 ID. Evo에 기존 모델인 ID.4(미국 및 유럽 판매)의 400볼트 아키텍처를 업그레이드한 800볼트 전기 아키텍처를 탑재하여 더욱 빠른 충전 속도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ID. Evo는 새롭게 론칭하는 폭스바겐의 서브 브랜드인 ID. Unyx에서 출시되는 최초의 순수 전기차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ID. Aura 콘셉트 세단은 폭스바겐의 기존 모델인 아테온과 유사한 세련된 외관 디자인을 자랑하며, 특히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보라색 컬러를 채택하여 시각적인 매력을 더했다. 폭스바겐의 새로운 컴팩트 메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첫 번째 차량인 ID. Aura는 자율주행 보조 기능 사용 시 '자연스러운 주행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AI 기반 휴머노이드 비서'와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춘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여 미래 지향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본질적으로 폭스바겐은 이번에 공개한 세 가지 콘셉트카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높은 전기 주행 거리 또는 EREV 옵션, 니오(Nio)와 같은 중국 브랜드에서 볼 수 있는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다른 스마트 기기와의 긴밀한 통합을 제공하는 진보된 소프트웨어 생태계 등이 바로 그것이다.
과연 폭스바겐은 이번 야심찬 계획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는 수십억 달러가 걸린 중요한 질문이다. 폭스바겐의 작년 중국 시장 판매량은 무려 10%나 감소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능한 모든 지원과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방대한 글로벌 모델 포트폴리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과 기술을 제공하려는 폭스바겐의 새로운 접근 방식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이번에 공개된 세 가지 콘셉트카는 25일 개막하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며, 폭스바겐의 '중국 속도' 전략이 실제 양산차로 어떻게 구현될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