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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일본 車 시장 공략 방정식은…‘틈새 시장’ 뚫기

13년만에 일본 시장 재진출하는 현대차
수입차 판매대수 2년 연속 증가세 뚜렷
아이폰 사례처럼 전기차 가능성 있어
“보수적인 분위기 조금씩 바뀌고 있어”

기사입력 : 2022-02-1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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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우라베 타카오 HMJ R&D센터 디자인팀장이 아이오닉 5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지난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우라베 타카오 HMJ R&D센터 디자인팀장이 아이오닉 5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일본 자동차 시장에 다시 진출한다. 지난 2009년 철수한 이후 13년 만이다. 친환경 차 성장 가능성과 점점 변해가는 일본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하면서 생기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일본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출사표를 던진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12년간 현대차는 다양한 형태로 고민을 계속해 왔다"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진지하게 고객과 마주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보수적인 일본 시장, 조금씩 바뀌어

'잘라파고스(Jalapagos)’라 불렸던 보수적인 일본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잘라파고스는 일본(Japan)과 갈라파고스(Galapagos)의 합성어로 자신들만의 표준만 고집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고립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JAMA)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 판매 대수는 444만8340대다. 이 중 수입차 판매 대수는 2021년 34만4552대로 7.7%에 불과하다. 하지만 2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수입차 판매량은 31만7933대가 팔린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약 108% 성장했다. 전체 판매량 증가에 이어 친환경 차 비율도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가 진출하는 '전기'와 '수소'에서는 2년 연속 판매량이 늘었다. 전기차는 지난해 2만1139대를 판매해, 1만4574대를 판매한 2020년 대비 145% 증가했다. 이 중 수입 전기차는 8610대로, 전체 전기차 시장에서 약 60%를 차지한다.

수소차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2021년 2646대를 판매해, 685대를 판매한 2020년과 비교했을 때 386%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자국 브랜드가 아니면 구매하지 않았던 보수적인 일본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이제 토요타와 혼다만을 맹신하지 않고 다른 수입차 브랜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과거 '아이폰' 사례 그대로 따르나

일본 내 수입 전기차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테슬라는 2020년 1900대를 판매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200대를 팔아 약 60%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전기차 판매에서 24%, 수입 전기차에서는 60%다. 사실상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독점이다.

판매량 증가에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와 정부의 지원이 주효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2월 ‘모델3’의 가격을 직전 대비 24% 인하한 500만엔(약 5200만원)에 내놨다. 생산공장도 미국에서 중국에 있는 기가팩토리로 옮겼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80만엔(약 830만원)으로 확대했다. 보조금을 받았을 때 테슬라 모델3 실 구매가는 4370만원으로 내려간다. 국내에서 6159만~8039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적극적인 정부의 움직임도 한몫했다. 2020년 12월 일본 경제산업성은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녹색성장전략'에서 처음으로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해 친환경 차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테슬라의 가파른 성장을 두고 일각에서는 애플 '아이폰'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메이커별 총 출하 대수 점유율에서 애플은 10년 연속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기준 애플은 총 1563만7000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은 46.5%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국 브랜드 제품을 우선시하는 일본 소비문화와는 다른 모습이다.

현대차, 온라인 판매·친환경 이미지로 재도약

현대차는 '온라인 판매'와 '친환경 이미지'로의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다.

현대차는 오프라인 판매 방식이 아닌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탐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 판매로 운영할 계획이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출시한 캐스퍼를 온라인으로 판매했으며, 테슬라도 전량 온라인으로 차량을 팔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 요코하마를 시작으로 수년 내로 전국 주요 지역에 '현대고객경험센터'를 구축해 오프라인 브랜드 체험 및 구매 지원, 정비, 교육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현지 카세어링·P2P 업체 DeNA SOMPO Mobility (서비스명 Anyca)와 협력해 넥쏘, 아이오닉 5를 활용한 카세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유자가 Anyca 플랫폼(P2P) 활용해 사용자에게 차를 소개하는 공유·소유 연계의 새로운 판매 방식 선보인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모델이 아닌 친환경 차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전기차인 '아이오닉 5'(2021년 출시)와 수소차인 '넥쏘'(2018년 출시)를 투입한다. 판매 가격은 아이오닉5가 479만엔(약 5000만원), 넥쏘가 776만8300엔(약 8000만원)로 예상된다.

장형성 신한대 기계자동차융합공학과 교수는 "현대차의 일본 진출은 큰 도전이다"며"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가격과 상품 경쟁력을 무기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김정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