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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해외시장 중고차 노하우 살려 고객에게 신뢰 팔겠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안해
품질 좋은 차만 선별해 팔아
온라인 판매 방식 적극 도입
유통구조 개혁 편의성 높여
고객에게 확고한 믿음 줄 것

기사입력 : 2022-03-25 13:29 (최종수정 2022-03-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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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
현대차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했던 정부가 지난 주 극적으로 중고차 판매사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진입의 길이 열린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일정 기준의 품질 좋은 차량만 선별해서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을 자체적으로 제한하기로 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의 길을 열어 놓았다. 또한 온라인 판매 방식을 도입해 중고차 판매 유통구조를 개혁하고, 동시에 고객 편의성도 높일 방침이다.

성공의 관건은 ‘현대차 인증 중고차’가 소비자들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느냐이다. 신차 생산에서 보여준 품질 경쟁력이 중고차 사업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 전자가 제조를 기반으로 한다면, 후자는 서비스 비중이 크다. 즉. 신차 시장에서 얻은 ‘현대’ 인지도가 중고차 시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다.

5년‧10만km 품질 인증차만 온라인 판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월 경기도 용인에 사업자 등록을 마쳤으며, 같은 달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통합 플랫폼 오토벨을 런칭했다. 또한 5년 이내, 10만㎞ 미만의 ‘현대차 중고차’ 가운데 200여 개 항목의 품질 검사를 통과한 차만 팔겠다는 내용의 중고차 사업 진출 방향도 최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는 품질 좋은 차와 온라인 판매를 소비자들에게 약속했다. 정보 비대칭성도 바로잡겠다고도 선언했다.

회사는 국내 최고 수준의 중고차 품질 검사와 인증을 위해 자사가 보유한 제조 및 애프터서비스(AS) 기술력을 활용해 총 3단계에 걸친 중고차 품질 검사 및 인증체계(매집점검-정밀진단-인증검사)를 마련하고, ‘인증 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중고차의 상품성을 신차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이 타던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 구매 시 할인을 제공하는 보상 판매(트레이드 인·Trade-in)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판매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다. 360도 VR(가상현실) 기능을 구축해 차 상태를 실제로 보는 것처럼 자세히 보여줄 예정이다.

먼저 가상전시장에서 상품검색 및 비교에서부터 견적과 계약, 출고, 배송에 이르기까지 구입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원스톱 쇼핑을 구현하고, 고객이 가상전시장에서 중고차를 계약하면 집 앞 등 원하는 장소로 배송까지 해준다.

또한 현대차는 정보의 비대칭 해소를 위해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 연구소)'을 구축, 모든 중고차 시장 참여자들에게 공개한다.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에는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정보, 적정가격 산정, 허위·미끼 매물 스크리닝 등의 서비스와 함께 중고차 시장의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고차 가치지수, 실거래 대수 통계, 시세 추이, 판매순위 등의 중고차 시장 지표와 트렌드 리포트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해외서 쌓은 노하우 국내에 적용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필연적이었다. 해외시장 개척 초기 현지에 지사를 설치하고, 딜러를 모집해 막대한 마케팅‧영업비용을 투자해도 성과가 지지부진했던 현대차가 느닷없이 인지도가 높아진 배경에는 밀수입, 또는 중고차 시장을 통해 한국에서 흘러 들어온 ‘한국산 현대차’의 역할이 컸다.

대표적인 시장이 중국이다. 중앙정부로부터 생산시설 투자 허가를 받기도 전에 군함 등에 실려 서해를 통해 대량으로 ‘쏘나타’가 밀수되면서 중국 내에서 현대차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중고차의 수입은 브랜드 인지도를 단기간에 높이는데는 어느 정도 기여했다. 반면 AS를 받지 못하는 한계 때문에 현대차 본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촉발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AS망을 구축해 이에 대응했고, 덕분에 신차 판매를 통한 현지시장 개척 성과를 거두었다.

현대차는 이러한 해외에서의 경험을 국내 중고차 사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는 이례적으로 ‘온라인 판매’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9월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판매에 이은 두 번째 시도다.

중고차 온라인 판매는 선발주자인 SK엔카와 K-카 등이 먼저 진행하고 있어 새롭지는 않다. 다만 앞선 회사는 온라인 판매를 하더라도 품질을 신뢰하지 못하는 고객들이 결국 직접 눈으로 중고차의 상태를 확인하기 때문에 효과는 미비하다는 반응이다. 현대차는 플랫폼을 구축해 100% 온라인 판매구조를 만들어 내겠다는 복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결국 ‘현대차 인증 중고차’의 품질에 대한 믿음을 확실히 고객들에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오랜시간 시장을 관찰해온 현대차가 어떤 전략을 세웠는지는 실제 사업을 개시하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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