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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프리미엄, 세계를 집어삼키다”…3보 도약하는 ‘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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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프리미엄, 세계를 집어삼키다”…3보 도약하는 ‘제네시스’

글로벌 누적 판매 90만대 돌파, 여름께 100만대 고지 코앞
세계 시장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굳어 성장세 가속도
미래 시장 경쟁력 갖추려면 전동화 모델 전면에 내세워야

기사입력 : 2023-05-0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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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60.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GV60.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10년도 채 되지 않은 브랜드가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아 대표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를 따라잡고 있다. 정의선 체제에 들어선 현대차그룹이 일구어낸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다.

브랜드 론칭 이후 7년 4개월. 제네시스는 글로벌 누적 판매 90만 대를 돌파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이나 8월께는 100만 대 고지에 오를 것이 예상된다.

제네시스 프로젝트는 이미 2003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시작됐지만,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손에서 완성됐다.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은 부회장 당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까지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을 주도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대차는 그동안 가성비를 바탕으로 성장했지만, 정 회장 취임 이후 수익성이 높은 차량의 비율을 늘리며 체질 개선이 이뤄진 것이다. 그리고 '정의선의 차' 제네시스가 그 핵심 원동력이 됐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은 곧 ‘현대차의 성공 사례’로 이어졌다. 제네시스는 2015년 출범 첫해 고작 384대 판매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1만5128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37% 수준인 8만83대가 국외에서 판매됐다. 미국 시장 판매만 5만6410대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에서 인피니티 브랜드를 앞지르며 최대 실적을 경신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1위인 토요타의 성공 사례도 살펴볼 수 있다. 토요타의 성공에는 렉서스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독일이나 미국의 프리미엄 자동차들과는 다른 이면을 내세우며 프리미엄 시장에 자리매김했다. 렉서스는 아시아 프리미엄의 성공 신화로 알려졌다. 인피니티와 어큐라 등은 렉서스를 벤치마킹해 후발 주자로 미국 시장을 뚫었다.

제네시스는 40여 년 동안 헤리티지를 쌓아온 렉서스를 뛰어넘는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단적인 예는 그룹 내 브랜드의 판매 비중이다. 현대차 글로벌 누적 판매량에서 제네시스 비중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5.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렉서스는 1989년 출범 후 32년 만에 전체 토요타 판매 비중 5.0%를 겨우 넘었다. 이와 비교하면 제네시스의 성장 속도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11.1% 증가한 5만5936대를 팔았고 영업이익도 창사 이래 최대치인 3조600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24.7%, 영업이익은 86.3%가 증가했다. 여기에는 제네시스가 한몫을 했다. 프리미엄이지만 가성비가 살아있었고 세계인들이 알아주는 안전 사양까지, 그리고 일찌감치 전동화에 뛰어들어 상품성을 강화한 것도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다.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며 전동화 전환에 다소 속도를 내지 못하는 렉서스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중에서도 G80 모델이 가장 인기 있다. 세단 G80은 브랜드 내에서 가장 많은 35만9579대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G80은 브랜드 역사와도 함께하는 모델이다. 라인업 점유율로 보자면 39.8%에 이른다. 또 다른 세단인 G70과 G90의 누적 판매량은 각각 12만2997대, 12만3563대로 집계됐다.

레저용 차량 선호 트렌드와 북미 수출 확대에 힘입어 SUV인 GV70과 GV80은 세단 모델보다 늦게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13만1972대, 14만9959대가 팔렸다. 2021년 7월부터 출시된 제네시스 전기차들도 선전 중이다. G80과 GV60, GV70 EV 각각 6228대, 1만5804대, 5197대의 누적 판매량을 나타냈다. 이들 제네시스 전기차는 올해 1분기에만 5599대가 팔리며 같은 기간 전체 제네시스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로 치솟았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전기차에서 수익을 보고 있다. 제네시스도 그 일부에 속하며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막강한 세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인 중국 제조사에 대항하려면 제네시스의 프리미엄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필연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에서의 행보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제네시스는 독일 프리미엄 3사가 차지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 2021년 진출했다. 진출 첫해에는 514대 판매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2822대로 급증했다. 토종 브랜드를 제외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가 유럽 시장에서 이 정도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성공 비결은 전동화에 있었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GV60이 지난해 유럽 브랜드 차종 판매에서 70%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해 가고 있다. 현재 G70, G70 슈팅브레이크, G80 세단과 GV70, GV80 등 SUV 모델 그리고 GV60과 GV70 및 G80 전동화 모델을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성장세에 박차를 가해 2024년까지 독일과 영국 등에 쇼룸 20개를 추가 개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30년부터 전동화 모델만 판매한다는 계획도 유럽에서는 성공 가능성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현대차그룹은 투자 확대와 판매량 증가로 인해 2026년에 글로벌 1위 업체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차량 판매량 기준 1위 완성차 업체인 토요타(지난해 1048만 대 판매)와 2위 폭스바겐그룹(840만 대 판매)이 중국에서 위기를 겪는 동안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인도 시장을 확대해 2023년 완성차 750만 대 판매에서 2026년 920만 대 판매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기에 전동화에 집중하는 제네시스의 역할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