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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전야] 리더들에게만 허락된 특권, 제네시스 G90

현대차 플래그십 에쿠스에서부터 국산차 대표 프리미엄 차가 되기까지

기사입력 : 2023-05-0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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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90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G90 사진=제네시스
모든 플래그십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제네시스의 고급화 전략을 바로 보여주는 것 또한 G90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다른 이름은 EQ900, 또 다른 이름은 에쿠스다. G90이라는 이름을 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부터 널리 그 이름을 떨칠 예정이다.

EQ900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플래그십이었던 에쿠스의 후속 모델로 역사는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브랜드 출범 시기와 맞물렸지만, 과거 1999년 현대차의 플래그십 에쿠스는 미쓰비시와의 기술 협력으로 탄생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진부한 과거 이야기일 뿐, 제네시스 브랜드는 이제 세계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놀랍도록 가파른 성장세가 그것을 증명한다. 그중 G90은 플래그십 모델, 브랜드의 얼굴이 되는 차다. 2015년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처음 현대차 브랜드를 달고 나왔던 제네시스 2세대 모델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다. 차별화가 없다는 이유와 더불어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결국 몇 년 뒤 풀체인지급 부분변경을 감행하며 브랜드를 이끄는 주역이 된다. 제네시스 G90의 본연의 모습이다. 세대 변경 모델은 디자인 변화가 컸을 뿐 파워트레인과 드라이브 트레인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

제네시스에서 가장 이름난 엔진은 V6형 6기통 3.3과 3.8리터 람다II 유닛과 8기통 5.0리터 타우 유닛으로 최고출력 315마력(ps), 370마력, 425마력에 이른다. 최대토크는 40.5kg·m, 52.0kg·m, 그리고 53.0kg·m에 달했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2023 G90 모델에는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가 적용된 엔진을 탑재했다. 일반 모델에도 추가했다.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엔진은 낮은 엔진 회전대에서 전기 모터로 압축된 공기를 한 번 더 주입하는 방식으로 중속 때까지의 응답성을 높여주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또 현행 모델에서 5.0리터 유닛은 삭제됐다.

EQ900에서 G90으로 넘어오며 파격적인 디자인 변신은 슈퍼맨 로고을 연상시키는 오각형 방패형 그릴이 책임졌다. 그리고 헤드램프를 가로지르는 주간주행등(DRL)이 지금의 제네시스 디자인을 이끌어 가게 됐다. 전문용어로는 ‘제네시스의 쿼드램프’라고 한다. 양쪽에 각 두 줄씩 양쪽에 네 줄이 눈에 띄며 차의 정체성을 나타낸다는 의미다. 이 쿼드램프의 가장 큰 특징은 앞바퀴를 넘어 휀더 뒤쪽 전방 도어 앞쪽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두 줄 램프는 확실히 먼 곳에서도 G90임을 알려주는 시그널이 된다.

G90은 2021년 말 풀체인지를 감행했다. 제네시스라는 정체성에 자리 잡은 3세대 모델의 탈피다. 앞선 모델이 전반적으로 각진 모습에 중후한 이미지를 전달했다면, 이번 모델은 곡선 라인과 직선 라인을 적재적소에 잘 사용해 한층 세련된 모습으로 거듭났다. 특히 전면부는 상단부 하단부를 나눠주는 사선과 볼륭감으로 플로팅 타입의 상반된 분위기를 전달한다. 사람 인상으로 따지자면 광대뼈가 승천했다는 느낌이다.

에어 서스펜션부터 후륜조향 시스템, 아날로그 시계,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 못지않은 충분한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최고급 소재와 최첨단 장비들이 즐비하게 들어갔다. 1억원이 넘는 최초의 국산차라는 타이틀을 달기도 했지만, 제네시스는 제품에 대한 충분한 자신감이 있었다.

현대차는 G90을 과거 현대차의 에쿠스부터 현행 모델까지를 4세대로 정의하고 있지만,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형 브랜드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또 제네시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새롭게 구축한다는 의미에서는 G90의 정체성을 2세대로 가져가는 것이 올바르다는 판단이다. 과거 현대차 플래그십 모델을 구매했던 소비자도 원하는 바다. 지금 G90은 그 자체만으로 이미 세계 어느 프리미엄 차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