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전기차 ‘티핑포인트’ 다가오면서 배터리 가격 급락

1kWh당 100달러 미만으로 급락, 전기차 생산단가 절감 효과도 기대
기술개발에 생산 안정성 영향, 리튬 광산 발굴 및 확보도 단가에 영향

기사입력 : 2023-09-22 14:22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셀을 구성하는 배터리.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셀을 구성하는 배터리.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전기차 인기가 계속 높아짐에 따라 리튬 배터리 수요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리튬 배터리 가격이 상승하고 또 이로 인해 전기차 생산 비용도 증가하는 수순을 밟아왔지만, 앞으로는 판도가 뒤바뀔 수도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술력 확보와 공급량 확대에 따른 시장 논리에 의해서다.

20일 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리튬 배터리의 가격 상승은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와 전기차 제조업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기차 가격이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업계는 더욱 경제적인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눈에 띄는 효과도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

미국 배터리 가격은 지난 8월에 거의 10%가량 하락했다. 에너지 분석가들이 정해 놓은 전기차 전환 가속화 "기점(tipping point)"을 넘어섰다. 리튬이온 배터리 셀 가격은 1kWh당 100달러(약 13만2850원) 아래로 떨어졌다. 2022년 3월 대비 33% 하락했으며, 월간으로는 8.7%가 감소한 수치다.

에너지 분석 기업인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는 해당 수치와 관련해 전기차가 내연 차와 가격경쟁을 하려면 배터리 팩 가격이 1kWh당 100달러에 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경쟁력이 내연 차를 넘어서는 티핑포인트다. 그동안 배터리 가격으로 인해 전기차의 생산 단가가 내연 차보다 높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배터리 셀 생산 단가 하락으로 전기차 가격도 하락하는 수순을 밟게 된 것.

해외 다수 분석 사이트에 따르면, 차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이르면 2026년 혹은 2027년이면 전기차가 내연 차보다 가격이 싸질 거라는 해석이 압도적이다. 현재 중형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3만3500달러(약 4475만원)로, 가솔린차 평균 가격 1만9900달러(약 2650만원)보다 높다. 하지만 2026년에는 두 차의 가격이 2만 달러(약 2800만원)로 같아진 뒤 2030년이 되면 전기차 1만7400달러, 가솔린차 2만1260달러로 역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벤치마크 분석가 에번 하틀리(Evan Hartley)는 "셀 가격 하락으로 제조업체가 내연 차와 같거나 비슷한 이윤을 갖게 된다면, 대중적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게 돼 소비자와 자동차 제조업자 양쪽에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며 "셀 가격은 특히 중국 외 투자 기업들에게 수익성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배터리 셀 생산은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셀 가격 하락은 과잉 생산에 따른 초과 에너지의 저장 문제로 연결될 수 있으며,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설비와 같은 다른 기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벤치마크 보고서가 언급했다. 이는 천연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기술이 더 집약적으로 요구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에너지 분석가 제라드 레이드(Gerard Reid)는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에서 “에너지와 교통 분야의 혁명이 계속되고 있다. 리튬 배터리 셀 가격이 이제 1kWh당 100달러 미만으로, 10년 동안 80%가 하락했다”며 “앞으로 더 낮은 비용과 더 나은 성능을 볼 것이고, 이를 통해 내연기관 엔진 차의 종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심한 화석연료의 가격이 내연 차의 수요를 방해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셀 가격 하락은 원자재 비용 감소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리튬 가격은 2023년 초부터 절반 이상으로 하락했다. 최근 몇 달 동안 대규모 리튬 광산을 발견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으며, 셀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낳게 하는 근거가 된다. 최근 발견된 곳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미국의 네바다주와 오리건주의 접경지역에 있는 맥더밋(McDermitt) 사화산 내부다.

지질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이 화산 분지에는 최대 1억2000만t의 리튬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잠재적으로는 수십 년 동안의 전 세계 배터리 수요를 맞출 수 있을 만한 양이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로, 전체 수요 중 배터리 수요가 89%에 이른다. 2040년에는 수요가 2020년 대비 42배 증가할 전망이다. 향후 친환경 산업이 각광받고 차세대 배터리 음극재에 리튬이 채택될 경우 리튬 수요는 더욱 증가할 수 있다. 원활한 리튬 수급이 배터리 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