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시승기] 하차감 키운 지프 랭글러 루비콘 4도어 하드톱

차량 전체 인상을 좌우하는 그릴 및 헤드램프 변경으로
이미지 쇄신 극대화, 실내 디지털화 업그레이드도 한몫

기사입력 : 2024-02-07 21:27 (최종수정 2024-02-0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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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랭글러 루비콘 4도어 하드톱.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지프 랭글러 루비콘 4도어 하드톱.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지프 브랜드의 핵심 모델인 랭글러가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지프 랭글러는 디자인이 잘 바뀌지 않는 차로도 유명하다. 예부터 내려온 아이코닉한 이미지 때문인데, 이번에는 디자인 변경이 핵심이 됐다. 참고로 시승차는 지프 랭글러 루비콘 4도어 하드톱 모델이며 가격은 8040만원이다.

그렇다고 대대적인 수술이 있었던 건 아니다. 살짝 손을 봤는데, 변화의 폭이 매우 크게 느껴질 뿐이다. 그 이유는 인상을 좌우하는 그릴 형상이 바뀌어서다. 지프 브랜드를 정의하는 세븐 슬롯 그릴이 작아졌다. 아니 커졌다. 그릴 전체로 본다면 작아졌고 하나하나 슬롯은 커졌다는 말이다. 슬롯과 슬롯 사이를 채웠던 보디 패널이 빠지면서 일체감이 두드러진다. 변화의 폭이 크게 느껴지고 존재감이 커진 이유다.

그릴의 변화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헤드램프 디자인도 바뀌었다. 무릎을 '탁' 치고 말할 수 있는 건 야간에 더욱 빛을 발하는 서라운딩 링 라이트가 적용됐다는 거다. 헤드램프 모양을 따라 원형 띠로 그려진 LED가 꽤 탐미적이다. 측면 펜더 부분에 하나씩, 그리고 범퍼 양쪽에 램프가 하나씩 더 달려 총 6개의 LED가 달렸다. 여기에 지붕 위 4구짜리 서치라이트까지 달 수 있다면 영화 속 마초들의 등장 장면이 그려질 것 같기도 하다.

이외에 쉽게 눈치채지 못하는 변화는 강철 안테나의 삭제다. 나름 아날로그의 멋을 느끼게 해줬던 레어템이었다. 요즘엔 대부분 지붕 위 샤크핀 스타일의 안테나를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매우 긴 안테나를 달아 뒤쪽과 연결하면서 군용차처럼 꾸미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윈드실드 안에 완전히 숨겨버렸다. 삭제 이유는 거친 환경을 주행하는 데 거치적거린다는 것. 크게 와닿지는 않는 말이지만, 수신율은 오히려 나아진 것 같기도 하다.

내부 변화는 훨씬 더 만족스럽다. 작은 변화로 예민한 부분을 건드렸고 만족감은 극대화했다. 바로 터치 디스플레이다. 가로세로 비슷한 비율이었던 화면이 보기 좋게 12.3인치 가로형으로 새롭게 적용됐다. 옆으로 화면을 키우면서 원래 있던 원형 송풍구를 삼키고 화면 아래 납작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화면에서 구현되는 시스템은 업그레이드가 됐다. 모든 기능에서 처리 속도가 빨라졌고(기존 5배) 자체 T맵 내비게이션도 적용됐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4도어 하드톱. 인테리어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지프 랭글러 루비콘 4도어 하드톱. 인테리어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이외 인테리어 거의 모든 부분이 기존 모델 그대로다. 투박한 로우 기어 레버와 시거잭, 스웨이바, 락트레일, 트루락을 사용할 수 있는 컨트롤러가 여전히 센터페시아 화면 아래쪽에 모여 있다. 하지만 조금 더 눈에 띄는 변화는 조수석 전동 시트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특별한 상징적 의미가 있는 변화다. 험지를 다니도록 특화된 차에 전자 장비가 하나 더 는다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분명 미국 외 시장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나올 게 분명하다.

파워트레인도 변한 게 없다. 2.0ℓ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해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m를 발휘한다. 가속과 제동 등의 주행 느낌은 얼추 비슷한 거 같지만, 승차감은 더 좋아진 느낌이다. 실내 정숙성도 좋아졌다. 차체에서 뭔가 달라졌다기보다 타이어의 변화가 컸던 거 같다. 시승차는 올터레인 17인치 오프로드 AT 타이어를 신고 있었다. 전에 탔던 모델(파워톱)과 비교되는 이유일 수도 있다. 오프로드 기능을 모두 확인해 보지는 못했으나, 출중한 그 능력치는 쉽게 연상해볼 수 있다. 이번 모델만의 특징으로 하나 더해진 것은 세븐 슬롯 가운데 감춰진 전방 카메라다. 능력치를 높여주는 핫 아이템이다.

참고로 이번 랭글러의 모델 라인업은 새롭게 추가된 ‘스포츠 S’와 ‘사하라’로 이름을 바꾼 오버랜드 4도어, 루비콘 2도어, 그리고 시승차인 루비콘 4도어 모델이다.

자고로 차는 ‘멋’으로 타는 거라고 했다. 이동만을 목적으로 둔다면 자동차라는 것이 이렇게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스포츠카든 오프로더든 아이코닉한 차들은 더욱이 하차감이 중요해진다. 그리고 그 멋은 객관적이거나 합리적인 가격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것도 알아둬야 할 부분이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