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전기차 시장, 다양성으로 승부수 띄우는 수입차 브랜드

가격 경쟁력 잃어가는 수입차, 전동화 시대 새로운 기회 노려
전기차도 유럽 차가 강세, 미국은 픽업트럭 등 틈새시장 공략

기사입력 : 2023-08-19 16:44 (최종수정 2023-08-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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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A 250 AMG라인 온라인 스페셜 에디션 '마누팍투어 마운틴 그레이 마그노'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EQA 250 AMG라인 온라인 스페셜 에디션 '마누팍투어 마운틴 그레이 마그노'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불과 5~6년 전만 하더라도 엔트리급 3000만원대 혹은 그 이하의 수입차를 비교하는 일이 많았다. 가격으로 국산차와의 점유율 경쟁에 나서려는 수입차들의 무모한 도전이었다. 최근에는 다시 프리미엄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략의 핵심은 전기차 다양성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 가격대 내에서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특히, 수입 전기차 비율이 상당히 높아졌다. 가격보다는 럭셔리한 느낌,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 그리고 독특한 개성을 앞세우고 있다.

테슬라가 모델 S를 국내에 판매하던 전동화 초창기에 수입 전기차는 없었다. 국산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200km를 겨우 넘는 아이오닉이 전부였다. 우선 지금의 국산 순수전기차를 살펴보면 현대자동차에서 아이오닉5와 6, 그리고 코나 EV를 판매하고 있다. 기아에서도 EV6와 EV9, 그리고 니로 EV를 내놨고 제네시스는 GV60과 GV70, G80 전동화 모델 등이 있다. 짧은 시간 동안 꽤 많은 수로 늘어난 셈이다. 가격 경쟁력도 주행거리도 상품성도 함께 성장했다. 2018년 무렵 테슬라에게 빼앗겼던 국내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도 금세 되찾았다.

테슬라 역시 라인업을 확대해가며 판매량를 높여갔지만, 주목할만한 점은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이다. 글로벌 트랜드에 따라 대부분 완성차 브랜드가 전동화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트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 시장에서도 도입이 시작됐다. 시중에 판매되는 수입 전기차는 30여종에 이른다.

수입 전기차 선봉은 BMW i3였다. BMW는 2011년 ‘i’ 브랜드를 론칭했고 2013년 i3를 출시했다. 국내 판매는 이듬해인 2014년 시작됐지만, 비싼 가격과 낮은 인지도로 크게 호응을 얻지 못했다. 2차례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고 주행거리를 대폭 늘렸지만, 테슬라 상대로는 역부족, 25만대 생산을 끝으로 지난해 단종됐다. 지금의 BMW는 iX, iX1, iX3, i4, i7, 미니 일렉트릭 등 엔트리부터 하이엔드까지 다양한 차종으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출범한 EQ 브랜드에는 EQA부터 EQB, EQC, EQS까지 크게 4종이나 판매된다. EQC와 EQS는 세단과 SUV가 따로 나오기 때문에 정확히는 6종이라고 해야 맞다. 벤츠코리아에서 전기차로 처음 도입한 모델은 콤팩트 SUV 사이즈의 EQA다. 2021년 첫 출시를 알리며 국내에도 빠르게 들어왔다. i3의 시행착오를 참고해 쓸만한 주행거리를 확보했고 더욱 넓은 공간을 제공했다. 카본 사용 등 무게 감량을 위해 돈을 쏟아붓지 않았던 것도 가격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데 한몫을 했다.

아우디는 e-트론을 통해 고급형 모델 출시 전략으로 가닥을 잡았다. e-트론, e-트론 GT 등이 대표적인 예다. 1억 원을 가뿐하게 넘어가니 보조금은 생각할 수 없다. 다만, 지난해 6000만원대 내놓고 약간의 보조금을 확보한 Q4 e-트론(스포트백 포함)이 있다. Q4 e-트론은 보급형인 폭스바겐 ID.4와 동일한 MEB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기에 서로 간 이미지 간섭이 생길 것으로 우려했다. 폭스바겐은 전동화 시동이 다소 늦은 감이 있어 전기차는 아우디에 바통을 넘겨준 모양새가 됐다.

친환경 이미지 부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스웨디시 브랜드 볼보 역시 C40과 XC40 리차지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보조금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편의와 안전사양에서만큼은 타협하지 않는 볼보의 정통성을 그대로 유지했다. 여기에 폴스타 브랜드가 합류했다. 지난해 폴스타2를 론칭하고 뜨거운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게다가 폴스타는 폴스타3, 4, 5 등 해마다 한 가지 새로운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다국적 기업인 스텔란티스도 전기차를 내놓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애초 PSA그룹쪽 브랜드가 전동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 두각을 드러냈다. 시트로엥은 6000유로(약 870만원)짜리 초소형 전기차인 에이미(AMI)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DS오토모빌도 소형 SUV E-텐스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특수 목적으로 탄생한 이들 전기차는 고전했다. 지금은 푸조 e-208, e-2008이 판매되고 있다. 대신, 한국 시장은 지프 브랜드를 통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PSA쪽으로부터 기술력을 받아들인 FCA 측 첫 순수전기차 어벤저가 내년 출시 예정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요즘 다양한 판촉 행사 등을 진행하며 브랜드 전기차의 매력을 어필하려 애쓰고 있다.

미국차 브랜드는 한국에서 전동화와는 동떨어진 거거익선 전략을 가져가는 분위기다. 픽업트럭, 풀사이즈 SUV 등을 내놓고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미국 브랜드 전기차는 쉐보레 볼트 EV와 EUV밖에 없다. 이마저도 곧 단종될 위기. 포드 역시 머스탱 전기차 버전이 있지만 국내 도입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