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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크로스컨트리라 읽고 왜건이라 말한다”...볼보 V60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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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크로스컨트리라 읽고 왜건이라 말한다”...볼보 V60 CC

안전에 대한 볼보 이미지는 기본
고집스러운 라인업이 매력 포인트
편의·안전장비로 상품성 업그레이드
만인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거듭나

기사입력 : 2023-08-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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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안전을 빼고는 별로 이야기할 것이 없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볼보는 현세를 떠도는 유령 브랜드 같았다. 얄팍한 외교적 반감 때문인지, 인정하긴 싫지만 중국의 길리 자동차가 뒤를 봐주기 시작하고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예전엔, 가까운 지인에게 추천한 S80은 디자인은 투박하고 예스러우며 편의장치라고는 파워 윈도우 밖에 없는 거 같았다. 꼴에 수입차라고 가격도 착한 편이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판매량이 적다 보니 수리비가 ‘넘사벽’이었는데, 결국 부품값. 많이 팔린다면 대량 수주로 싼값에 수리할 수 있겠지만, 당시 볼보에게는 그럴만한 여건이 되질 못 했다.

하지만, 정작 가까운 사람이 큰 자동차 사고가 난다거나, 그런 장면을 직접 목격한다면 정말 ‘좋은 차’에 대한 정의를 다시 쓰게 된다. 볼보가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 이유며 핵심이다. 부족한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1만대 판매를 훌쩍 넘어선 건 아마 볼보가 최초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이 시대 볼보보다 안전에 대한 믿음이 강한 차가 있을지도 다시 한번 상기시켜볼 필요는 있는 거 같다.

근데, 볼보는 요즘 ‘안전’에 대한 어필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 내세울 게 더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더 세련됐고, 달리기도 더 날카로워졌다. 실내에는 최첨단을 달리는 편의장비들로 꼭꼭 눌러 채웠으며 소재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의 것을 사용했다. XC 시리즈를 꺼내 놓으며 젊은 고객들도 많이 찾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볼보가 왜건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에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바로 이번에 시승한 V60 크로스컨트리다. 퍼포먼스, 안전, 편의, 고급스러움에서 인정해야 하는 좋은 차에 한두 가지 특징들을 더 더한 차다. 예를 들면, 세단 오너에게도 SUV 오너에게도 타협점이 되는 승차감과 실용성이다.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왜건 모델과 세단 모델이 승차감이 다르다? 그럴 수 있다. 볼보차는 왜건 대신 ‘크로스컨트리’라는 말을 붙였다. 일부 오프로드 지향성을 암시한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V60과 V60 크로스컨트리는 엄연히 다른 차라는 것이다. V60은 S60 세단의 파생형 모델이며, V60 크로스컨트리는 지상고를 살짝 높여 놓은 SUV 지향적 왜건이라는 것이다. 애초 XC70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고 국내 시장에서는 V60 크로스컨트리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

시트 포지션은 확실이 세단보다 조금 높은 편이다. 세단 파생 모델이라고 착각한다면 지상고가 높다는 것을 알지 못할 정도로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조금 타다보면 전방으로 바라보는 운전자 시선이 조금 높아졌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차체가 높으니 코너링에서 손해를 볼 거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세단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으로 와인딩을 해서 넘어간다. 조향각도 다이내믹한 주행만 아니라면 불편한 점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달리는 느낌은 이전 앞바퀴굴림 때보다는 좀 더 다이내믹해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당시에도 사륜구동 모델은 있었지만, 무게감이 심했다. 파워트레인은 확실히 달라졌다. 250마력, 35.7kg·m의 2.0 가솔린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됐는데, 부드러운 출발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스톱-스타트의 울컥거리는 불편함도 거의 다 잡혀 있다. 더블 위시본, 멀티 링크 등의 서스펜션이 적용된 투어링 섀시가 탑재됐다는 데 운전석에서 느끼는 승차감도 꽤 괜찮은 편이다.

다만, 변속은 조금 의아한 편이다. 이전 시승에서는 놓쳤던 부분이기는 한데,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는 변속 타이밍이 빠르지 않은 편이다. 조금 달려볼까 싶으면 2단과 3단, 혹은 4단쯤에서 한 템포 느리게 변속돼 rpm이 올라가는 소리를 듣게 된다. 물론, 일상에서 크게 불편한 점도 아니며 과격한 주행이 아니라면 발견할 수 있는 점도 아니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