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시승기] ‘전지적 전기차 시점’ 폴스타2 듀얼 모터

클래식한 디자인에 부족하지 않은 퍼포먼스

기사입력 : 2023-09-1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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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2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폴스타2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전기차 전용 브랜드 폴스타는 업계 선두 테슬라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무게감이 있다. 태생은 달라도 목표는 1등이다. 그러려면 그만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 폴스타는 폴스타2로 지난해 수입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비록 수입차협회등록 모델에 한해서라는 호가회위(狐假虎威,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 노릇한다)의 성과이기는 했으나 어쨌든 내연 차 브랜드에서 내놓는 전기차들보다 많이 팔리긴 한 셈이다.

외모는 일단 합격점이다. 정말 볼품없는데, 눈길이 가는 디자인이다. 그래서 더 이목을 끄는지도 모르겠다. 앞 보닛 위에 엠블럼 하나, 트렁크에 붙은 엠블럼 하나가 차를 꾸며주는 전부다. 그릴에, 휀더에, C-필러에, 게다가 범퍼에까지 온갖 레터링과 액세서리들이 덕지덕지 붙은 다른 차 브랜드 디자인과는 확실히 다르다. 전기차라고 꽉 막힌 거 같은 그릴을 갖다 대지도 않았다. 울룩불룩 입체감을 주는 바디 패널은 지양했다. 전반적으로 수평 기조가 이어지며 클래식한 느낌도 든다.

미니멀리즘은 실내 공간에서도 이어진다. 특히, 눈길이 가는 곳은 스티어링 휠 뒤편 디지털 계기판과 머리맡에 펼쳐지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그리고 거기에 반사된 가이딩 스타 즉, 폴스타 로고 정도다. 디지털 계기판은 기능적으로도 단순하다. 티맵을 보여주거나 주행 관련 정보를 한 장면에 보여주거나 둘 중 하나다. 티맵을 항상 켜둔다면 가운데 메인 디스플레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니 실용성에서도 나쁘지 않다.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보기엔 좋지만, 더위에는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공간은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좁다’ 아니면 ‘좁아도 된다’ 정도로 볼 수 있겠다. 뒷좌석 공간에 애들을 태우고 다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사실 공간이 좁은 건 배터리팩을 담은 방법 때문이긴 하지만(전기차로서는 무게 중심을 잡는 데 더 효과적인 방법),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옛 모습을 간직한 건 보기에 더 좋다. 다만, 센터콘솔에 숨겨놓은 또 하나의 컵홀더에서는 엔지니어들의 노력에 한계가 느껴진다. 별다방 커피를 자주 남기는 와이프가 있다면 투덜댈 것이 분명하다.

폴스타2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폴스타2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승차감은 별수 없다. 물론,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앞에 패밀리 세단, 혹은 그에 상응하는 차를 주로 탔었다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뜻이다. 대신, 고카트 성향을 띤 고성능 차를 탔더라면 매우 점잖게 느껴질 것 같다. 고속도로나 자동차 노면이 고른 곳에서는 바닥 소음도 잘 잡아주고 안락하다. 다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거나 노면이 거친 구간은 잔진동이 남는다. 어쩌다 포트홀이라도 만나면 조금 심한 충격파가 전해지는 데, 폴스타가 아니더라도 원래 이런 곳에선 천천히 가는 게 답이다.

시승차는 5990만원짜리 듀얼 모터 모델이다. 가격은 싱글 모터보다 500만원이 더 비싸지만, 퍼포먼스는 확실히 뛰어나다. 주행거리에서 약간의 손해가 있지만, 제로백 4.7초 정도면 때때로 일과에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데 부족함이 없다. 조절 기능이 있지만, 조향 감도는 대체로 무거운 편이다. 빠르긴 해도 민첩함에서는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는 뜻이다. 원페달 방식도 3단계 조절 가능이 있지만, 꺼진 듯하면서도 완벽하게 꺼지진 않는다. 잘 서기는 하지만, 제동할 때 차체의 무게감이 조금 느껴지기도 한다. 전기차는 전기차다.

‘전기차는 시기상조?’라는 질문을 아직도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전기차를 살 때 가장 중요한 점으로 주로 주행거리를 꼽는다. 폴스타2는 싱글 모터 417km, 듀얼 모터 334km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테슬라 모델3에 뒤지는 유일한 약점이다. 하지만, 사실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인프라 부족이 문제다. 어차피 휘발유 1~2만원씩만 주유하던 습관이라면 주행거리보다는 다른 요소에 비중을 더 두는 것이 올바를 거 같다. 무료 OTA나 안전장비들 말이다.

폴스타2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폴스타2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