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정통과 전통 아우르는, 오프로더들의 치열한 전쟁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시장 합류에 기존 오프로드 강자들 긴장

기사입력 : 2023-10-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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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오스 그레나디어 공식 수입원 차봇모터스 공식 홈페이지 캡쳐,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사진=차봇모터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공식 수입원 차봇모터스 공식 홈페이지 캡쳐,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사진=차봇모터스
자동차 시장에는 오프로드 영역이 따로 있다. 틈새시장이라고 하면 서운해하는 알짜배기 수익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목적 SUV가 창궐하며 오프로드와의 경계가 다소 흐려진 것도 있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오프로드’라는 영역을 따로 구분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또 도심형 SUV에 관심을 갖고 있는 고객들에게도 적잖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네오스 오토모티브’라는 새로운 정통 오프로드 브랜드가 시장에 합류하며 해당 세그먼트가 영향력을 넓혀가려는 중이다. 지프 랭글러와 랜드로버 디펜더, 포드 브롱코 사이에서 진정한 전통적 오프로더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네오스 오토모티브는 그레나디어라는 모델을 처녀작으로 내놨다. 이 차는 글로벌 화학 기업 이네오스그룹의 창립자가 새로운 자동차 브랜드를 출범하게 된 이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인은 랜드로버 디펜더를 쏙 빼닮았다. 닮은 데 이유가 있다. 그레나디어는 영국의 정통 랜드로버 디펜더의 이미지를 그대로 본떠서 만들었다. 이네오스는 애초 랜드로버 브랜드의 1세대 디펜더 단종에 아쉬워하며 개발 연장에 참여하고 판매를 이어나가고 싶어했다. 이네오스는 이를 제안했지만, 랜드로버는 이에 반대하고 나섰고 회사는 결국 자체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그레나디어다.

랜드로버 디펜더는 1948년부터 2015년까지 군용 베이스로 개발된 1세대와 2020년부터 다목적 SUV로 새롭게 제작된 2세대 모델로 나뉜다. 이네오스는 1세대 디펜더를 닮은 디자인으로 그레나디어를 설계한 것으로 한때 소송까지 갔다. 다만, 영국 법원은 다양성에 손을 들어줬는데, 이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유명한 일화다. 그레나디어는 정통 오프로더를 표방하기로 했다. 어찌 보면 지금의 다목적 SUV를 추구하는 디펜더보다 더 정통성을 갖춘 오프로더라고 할 수 있다. 닮아 있는 부분은 1세대 모델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전면부와 루프 글라스 등이 대표적이다. 실내는 디지털화보다 아날로그 성향을 고수했다.

정통 오프로드의 기준은 그야말로 험로 주파 능력이다. 얼마만큼 차량 데미지를 최소화하며 비포장 도로를 달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레나디어는 이 모든 조건을 모두 갖추고 탄생했다. 한편, ‘다목적 SUV’의 이미지를 갖게된 2세대 디펜더의 경우,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프로드의 정통성이 흐려진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게 됐다. 디펜더 2세대는 설계에서 1세대의 디자인 요소를 일부 받아들였지만, 럭셔리 이미지를 갖추다 보니 전반적인 느낌이 달라졌다는 것. 하지만, 전통성을 버리지 않는 선에서 디펜더는 오프로드 성능은 더욱 진화했다.

국내에서는 2세대 모델부터 판매를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안전 사양을 충족하지 못했던 1세대 디펜더는 출시하지 못했다. 마니아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인데, 대신 1세대 디펜더를 연상시키는 그레나디어가 그 빈자리를 메울 것 같은 분위기 조성되고 있다. 일부 오프로드 마니아들은 전통보다는 정통성을 따지는 경향이 짙어서라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정통 오프로드 시장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지프 랭글러 정도였다. 여기에 합류한 것이 미국의 정통 오프로드 픽업트럭들과 포드의 브롱코 모델이다. 브롱코 역시 헤리티지를 등에 업고 새로 탄생했다. 뉴트로 열풍을 염두에 둔 개발 방향으로 파악된다. 다만, 변화는 혁신과 전통 사이에서 머문다. 픽업트럭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수입 오프로드 시장은 3강 구도로 그려진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는 이들 사이에 끼어드는 불청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그먼트 영역의 확장면에서는 충분히 서로 간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또 다른 시각이다. 출시 초읽기에 들어간 그레나디어는 아직 정확한 가격이나 상세 제원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이 분석한 것은 오프로드 시장에 내 건전한 경쟁을 부추길 만한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