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시승기] 카리스마 흩날리는 패밀리 SUV ‘푸조 5008’

’톱’ 디자인에 ‘굿’ 운동성능까지 만족스러운 수준
업그레이드된 운전자 보조 기능도 제법 인상적

기사입력 : 2023-10-10 08:21 (최종수정 2023-10-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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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08 SUV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푸조 5008 SUV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패밀리카로 이렇게 카리스마 있는 디자인을 가진 차는 보기 드물다. 날카로운 이빨과 눈매, 포효하는 푸조의 강렬한 이미지는 7인승 아빠 차에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푸조 5008 SUV는 실용성을 따지면서도 멋을 한껏 부릴 수 있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차다.

이번에 시승한 푸조 5008 SUV는 헤드램프와 그릴을 연결해 존재감을 더 부각했다.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시그니처 DRL(주간주행등)은 이제 푸조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측면은 곡선보다는 직선 위주로 사용해 어색함 없이 후면까지 라인을 이어간다. 그 아래쪽 플라스틱 클래딩은 차를 좀 더 터프하게 보이도록 해준다는 생각이다. 측면에서 이어진 직선 라인은 후면에 닿으면서 세 개의 LED로 만들어낸 사자 발톱 형상을 만난다. 후면에는 이들 리어램프를 가로질러 검은색 유광 패널이 이어지는데,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마음에 쏙 드는 부분이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앞뒤 디자인의 무게감이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 균형이 실내 공간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1열 콕핏은 운전자 중심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다. 대시보드 하부 레이어에서 센터 콘솔로 이어지는 크롬 바는 깔끔하고 세련된 변속기 레버, 토클 스위치, 주행모드 셀렉터 등 운전에 필요한 컨트롤러를 모두 감싸 안고 있다. 운전자 만의 영역이 있는 셈이다. 살짝 작아 보이는 D컷 스티어링 휠 뒤편으로는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네 가지 세련된 그래픽 클러스터로 제공된다. 대시보드 상단에 가깝게 설계해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것도 이 패널의 장점이다. 8인치 중앙 화면은 유선으로 애플 카플레이를 연동해 티맵 지도 등을 보여주고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는 멋진 스위치는 각 주요 차량 기능의 대문 역할을 하도록 신경을 썼다. 세부 설정을 위해 터치스크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건 살짝 아쉬운 부분.

푸조 5008 SUV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푸조 5008 SUV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공간은 패밀리카로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겉으로 보기에 차체가 크지 않은 만큼 안에서 기대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차는 사실 제법 콤팩트한 차체에 실용성을 꼼꼼하게 챙겨 넣었다는 게 특징이다. 7인승 SUV임에도 불구하고 차의 길이는 4650mm에 불과하다. 왠만한 세단보다 짧다는 것. 가장 비교가 쉬운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와 대어봐도 80mm나 짧고 높이도 20mm가 낮다. 하지만 너비는 5mm가 더 넓은데, 인상적인 것은 5008의 휠베이스가 티구안 올스페이스보다 50mm가 더 길다는 것. 스탠스로 보면 조금 더 역동적이면서 조금 더 활용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운전석과 동반석이 있는 1열은 SUV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천정이 낮아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실제 공간은 좁지 않다. 2열은 분할 구조가 흥미롭다. 보통은 3분할이라도 4:2:4 정도로 가운데 좌석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차의 경우는 1:1:1 딱 3분할로 나눴다. 활용성을 위해 선택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가운데 시트를 따로 접어 3열로 쉽게 이동할 수도 있다거나 길이간 긴 짐을 실을 때도 유용하다. 트렁트 바닥에 숨어 있는 두 개의 시트를 꺼내면 3열이 완성된다. 시트 자체는 어른이 앉아도 될 만큼 크지만, 무릎과 헤드룸 공간이 적은 만큼 3열은 아이들에게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운동 성능도 만만치 않다. 시승차는 1.2의 작은 배기량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만, 배기량이 큰 차보다 거동은 훨씬 더 자유롭다. 131마력을 내뿜는 콤팩트한 엔진이 들어가면서 차체의 무게를 1590kg으로 끌어 내렸다. 참고로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이보다 300kg 정도가 더 무겁다. 물론 연비(복합 12.1km/ℓ)도 훌륭하다. 7인승 SUV라는 점을 생각하면 꽤 인상적인 수치일 수밖에 없다. 도심 주행에서는 어쨌든 잘 가고 잘 서고, 효율적인 차가 최고이기에 운전자를 돕는 편의사양들이 더해진다면 그걸로 족하다. 이번에 시승한 푸조 5008 SUV에는 차간 거리를 알아서 조절해 주행하는 레벨 2 수준의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능이 적용돼 있다. 실제로 장거리 주행에서 꽤 유용하게 사용했다. 시골 길에서는 불빛 감응형 하이빔 어시스트 기능도 제법 잘 쓸 수 있었다.
푸조 5008 SUV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푸조 5008 SUV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