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시장판도 바뀐 車시장, 생존을 위한 최선책은?

배터리 가격 하락, 티핑포인트 찾아올 것
미래 모빌리티, 자동차 아닌 배터리 전쟁

기사입력 : 2023-10-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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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통합 현대자동차그룹 E-GMP.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배터리 통합 현대자동차그룹 E-GMP.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전기자동차 가격 잡기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화두다. 전기차 보급 계획에서 인프라 다음으로 직면한 두 번째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산업이 전망했던 것보다 배터리 가격 변동 폭이 훨씬 더 컸고, 쉽게 잡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기대보다 속도를 내지는 못했지만, 근래 배터리 가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이상 업계는 빠른 행보로 생존 경쟁을 펼쳐 나갈 전망이다.

13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오리건 접경지역에서 1억2000만t의 리튬이 매장돼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매장지가 발견됐다. 리튬은 배터리를 만드는 핵심 광물 중 하나다. 이 발견이 전기차 산업 발전에 주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보는 이도 있다. 리튬은 주로 칠레·호주·중국 등에서 채굴되고 있으며 이들이 전 세계 공급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여기에 합류하면서 전반적인 배터리 생산 단가를 낮출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꼭 광물의 공급량이 아니더라도 배터리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내다봤다. 미네랄 인텔리전스 등 에너지분석기업 등은 EV-ICE 티핑포인트(전기차가 내연차보다 가격이 싸지는 시점)가 2026년 혹은 2027년쯤 될 것으로 이미 분석했다. 리튬배터리 셀 가격은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1kWh당 100달러 미만으로 약 80%가 하락했으며, 한동안 안정적으로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대부분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이 순간을 위해 전동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첫째는 지역적·환경적 경쟁력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자국 보호 규제를 적용한다든지 자원의 유출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미국이 리튬 광산을 발견했지만, 배터리 가공 문제는 또 다르다. 현재 리튬 광물을 배터리로 셀이나 팩으로 제작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고 있다. 게다가 배터리에는 리튬만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제조사들은 이런 배터리 셀이나 팩 생산력을 갖추며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현대차그룹도 인도네시아 등 여러 개발도상국에 배터리팩 제조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이유다.

또, 방법론적 접근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또 다른 전동화 전략에 부합한다.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조차 가격 경쟁력을 위해 LFP 배터리를 선택했다. 국내에서는 KG모빌리티가 여러 여건을 고려해 신차 토레스 EVX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기아 역시 레이EV에 LFP 배터리를 적용했다. 심지어 벤츠까지 LFP 배터리를 선택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최근 공개된 기아 EV4, EV3 등 보급형 모델도 LFP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을 전망이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싼 대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짧은 주행거리가 단점이다. 그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보급형 모델에 LFP 배터리 사용을 늘리는 추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LFP 배터리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31%로 높아졌고 2030년엔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