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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내가 제일 잘나가”...메르세데스-벤츠 E 300 4MATIC AMG-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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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내가 제일 잘나가”...메르세데스-벤츠 E 300 4MATIC AMG-라인

다운사이징 적용, 얌전 하지만 충분히 역동적
워낙 비쌌던 이전 세대 모델 대비 가성비 역전

기사입력 : 2024-03-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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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E 300 4MATIC AMG Line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E 300 4MATIC AMG Line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은 아니다. 살짝 격식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움직임에는 여유가 있다. 빠르지 않아도 기분은 좋다. 마치 달리기의 본질에 민첩함만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얼마 전 11세대로 거듭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E 300 4MATIC AMG-라인을 타본 소감이다. 벤츠는 언제나 그랬는데, 새삼스럽다.

시승차는 4925mm x 1850mm x 1460mm에 2940mm의 휠베이스를 갖췄고 무게는 1740kg이다. 동급에서는 크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무게다. 하지만 온몸으로 전달되는 감각은 조금 더 큰 차에 가깝다.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엔진은 258마력의 최고출력, 37.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강력한 대항마가 될 제네시스 G80 3.5 AWD의 380마력과 비교된다. 그런데 실제로는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격도 훨씬 더 비싸다. 시작 가격은 8990만원 최대치는 1억552만원이다. AMG 라인 프리미어 스페셜 에디션이 추가됐다. G80 3.5 AWD의 경우 옵션을 추가하면 추천 차량으로 8560만원이 나온다. 대략 2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 셈. 제원상, 제네시스를 따라갈 수 없다. 합리적인 소비의 잣대를 들이밀면 답은 정해져 있다. 근데 마음이 반대로 기우는 것도 사실이다. 단순히 허영심이라는 말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혼자만의 생각도 아니다. 판매량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라인업 중 E 350 4MATIC은 5783대를 기록했다. 제네시스 G80 3.5가 5941대 팔렸으니 나름대로 의미하는 바가 있다. 350? 맞다. 이번 라인업에서 다운사이징이 됐다. 배기량은 2.0으로 같지만, 출력도 토크도 소폭 감소했다. 근데 가격도 대략 500만원 정도 낮아졌다. 이미 비싼 상태에서도 많이 팔렸다는 뜻이다.

기존 모델과 출력 차이는 대략 50마력, 초식남으로 반평생을 살아온 아저씨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일이다. 그럴 거면 E 200으로 가면 되는 거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여전히 BMW 520i의 190마력보다 높은 수치다(참고로 지난해 520i는 2563대가 판매됐고 530i xDrive는 1567대가 팔렸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다. ‘벤츠’를 산다는 건 신분 상승을 의미하는 게 아니겠나. ‘성공’이라는 유치한 말은 버려두고 돈 벌어 가장 먼저 사고 싶은 게 자동차고 그걸 대표하는 것이 벤츠이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MATIC AMG line 인테리어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E300 4MATIC AMG line 인테리어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스티어링 휠 오른쪽 뒤편에서 시동 버튼을 누르고 동경해왔던 칼럼식 기어레버를 아래로, 그리고 격벽에 바짝 붙은 가속 페달을 오른발로 쉬이 밟으면 BMW에서 쏟아낸 감각이 되살아난다. 앞서 BMW 520i를 시승했다. 개인적으로는 무게감을 남기면서 부드럽게 출발하는 게 더 마음에 든다. 다만, 박자를 맞추지 못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벤츠는 크게 이 부분을 강조하지 않는다)은 별로다.

245/45/19인치 앞쪽, 275/40/19인치 휠·타이어는 마음에 들고 제동력도 괜찮다. 변속 충격은 거의 없지만, 9단 자동변속기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큰 의미 없다는 것도 금세 깨닫는다.

시승차는 ‘AMG 라인’ 트림이다. 그릴에 커다란 삼각별 엠블럼이 적용된 모습이며, 기본적으로는 익스클루시브 트림이 세줄 라인 그릴에 보닛 위 엠블럼을 달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실내에는 최첨단 시스템 MBUX 2.0이 적용된 슈퍼스크린이 적용됐다. 가격을 매기기에 가장 모호한 부분이 소프트웨어인데, 동급 모델들과 비교해보면 가장 앞선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승차감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450 4MATIC에만 들어가는 후륜 조향 기능(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