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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명차 부럽지 않은 승차감, 폭스바겐 투아렉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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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명차 부럽지 않은 승차감, 폭스바겐 투아렉의 재발견

핵심적 MLB에보 플랫폼, 차체 안정감 돋보여
좋은 건 다 들어간, 돈값 하는 드라이브 트레인

기사입력 : 2023-04-19 17:29 (최종수정 2023-04-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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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투아렉 R-라인.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R-라인.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이 차는 사막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레인지로버에 버금가는 승차감을 갖고 있다. 또 대중성을 강조하는 일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최상의 상품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역력하다. 바로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SUV 투아렉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이번에 시승한 투아렉은 R-라인 최상위 트림 모델이다. 가격은 1억300만원 정도, 기본 모델 시작가는 8900만원 정도다. 2002년 첫 출시 이래 100만 대의 판매고를 돌파했고 고작 3세대를 거쳐왔지만, 이미 글로벌 명차 반열에 오를 만한 자격을 갖췄다. 소재 부문에서 다소 약하지만, 안정감과 최첨단 기능, 상품성과 가성비는 어느 브랜드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 단지 아쉬운 건 지속가능성의 힌트가 약하다는 점이다.

이 차에 레퍼토리처럼 따라다니는 이야기가 플랫폼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 Q7과 Q8부터 드림카로 여겨지는 포르쉐 카이엔, 람보르기니 우루스, 벤틀리 벤테이가까지 MLB에보라는 동일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그럼 기왕이면 아우디 산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냐’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그룹의 주체가 호박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요리만 제대로 한다면 달짝지근한 스페셜 호박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그리고 투아렉은 폭스바겐이라는 스타 셰프의 손에서 탄생했다.

노멀·에코·스포츠는 기본, 샌드와 스노우 등 일곱 가지 주행모드는 평범하다. 에어 서스펜션을 달아 차체의 높낮이를 임의로 조절할 수 있고 코너를 돌 때 차체의 밸런스를 능동적으로 맞춰주는 능력까지 발휘한다. 입맛에 따라 고르면 된다. 다운사이징된 3.0리터 V6 트윈터보 디젤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연동돼 최고출력 286마력, 60.2㎏·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가속감은 훌륭하다. 최대토크 범위가 커 저속에서도 고속에서도 답답함은 없다. 터보렉도 이전 세대 모델보다는 확실히 많이 개선됐다. 퍼포먼스가 출중하면서도 10.8㎞/L라는 훌륭한 공인 연비까지 자랑한다. 동급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훌륭한 플랫폼 위에 올라간 메인 요리는 에어 서스펜션이다. 덕분에 승차감이 최고의 장점으로 꼽힌다. 2.5톤 차체 무게를 물에 띄워 놓은 듯하다. 잔파도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실제로 거친 노면의 충격 흡수도, 고르지 못한 노면의 접지력도 인상적인 수준이다. 회전 구간에서는 본능적으로 브레이크에 발이 먼저 들어가니 어느 정도의 속도가 한계치인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물렁거리지도 않는다. 적당한 딱딱함이 다수에게 끌릴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차체 안정감은 시야가 높은 영향도 있지만, 거부감이 없으니 더욱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품격을 다루는 기술도 꽤 늘었다. 실내에서 느껴지던 큰 떨림이라든지 엔진 소음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과격 모드로 주행을 이어가지 않는다면 적막함에 눌려 라디오 버튼을 찾게 될 정도다. 20인치 휠에 편평비가 높고 트래드가 넓은 285/40 사계절 타이어를 신고 있지만, 노면 소음도 크지 않다. 하체 방음 처리에도 어느 정도 신경을 썼다는 뜻이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5인치 대형 메인 디스플레이는 가니시가 없다.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다. 사용법만 숙지한다면 익숙한 전자기기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필요한 기본 기능들은 대부분 다 들어갔다.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스마트폰 무선 충전과 무선 연결 정도다. 확실히 브랜드 이미지만 가지고 섣불리 상품성을 평가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폭스바겐 투아렉 R-라인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R-라인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