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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벤츠, 전동화만 추진하진 않을 것”...벤츠 2인자 브리타 제거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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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벤츠, 전동화만 추진하진 않을 것”...벤츠 2인자 브리타 제거 총괄

11세대 E-클래스 글로벌 시승행사 방문, 한국 미디어와 인터뷰 진행
100km 배터리 주행 PHEV, 슈퍼스크린 적용한 혁신 세대 장점 부각
“고객 소통 중요, 벤츠다운 전통 위에 지속 가능한 다양성 제공할 것”

기사입력 : 2023-07-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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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타 제거 메르세데스-벤츠 AG 승용 부문 마케팅 & 세일즈 총괄.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브리타 제거 메르세데스-벤츠 AG 승용 부문 마케팅 & 세일즈 총괄. 사진=메르세데스-벤츠
“고객들이 요구하는 한 모든 동력기관을 제공할 예정이다. 시장에 변화가 있다면 그것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다. 우리 자체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시장이 요구하는 바에 따르겠다는 뜻이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에서 진행한 11세대 E-클래스의 시승 행사, 이 자리에 참석한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브리타 제거 메르세데스-벤츠 AG 승용 부문 마케팅 & 세일즈 총괄이 한 말이다. 저물어 가는 디젤 시대를 애써 부정하는 발언이 아닐까 하면서도 한편으로 다양성을 고려한다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지난 10세대 E-클래스의 해외 시승에서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가 대동해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본사 이사회 멤버(서열 2위로 알려진)인 브리타 제거 총괄이 직접 미디어를 맞이했다. 짐작건대 현재 벤츠코리아의 대표 부재도 있지만, 제거 본인이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브리타 제거 총괄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2015년 8월까지 한국에서 벤츠코리아를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이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에게 사장직을 넘겨주고 2017년 본격적으로 벤츠 본사 이사회 멤버로 이동했지만, 여전히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있다. 특히, E-클래스에 대한 생각은 남다르다.

제거 총괄은 “한국은 세일즈 기준 13~14위 시장으로 크지는 않았지만 성장 중이었고, 막 톱10에 진입하는 시기에 (내가) 한국을 떠났다”며 “지금은 한국 시장이 몇몇 모델에 대해서는 톱5의 시장이며 E-클래스는 한국 시장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제거 총괄이 부임했던 당시 벤츠는 4만 대를 밑돌 정도로 판매할 때다. 지금은 수입차 시장도 커졌지만, 지난해 벤츠는 역대급 기록인 8만 대 판매 벽을 뛰어넘었다. 이 중 E-클래스는 2만4414대 판매, 벤츠가 진출해 있는 세계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이미 잘나갔지만, 한국은 벤츠에 더욱 중요한 시장이 됐다. 제거 총괄은 “한국 시장에서의 강점, 중요성 등은 본사 차원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로 보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지금 그 중요성이 높을 때인데, 한국은 벤츠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런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은 E-클래스의 매력이 다양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광범위한 특징에 있다고 본다. 퍼포먼스는 물론, 안전 그리고 여러 가지 편의 사양을 예로 들 수 있다.

제거 총괄은 “E-클래스는 우아하면서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사양들을 보유했다”며 “유럽보다 여성 운전자 비율이 더 높은데, 편안한 주행감, 주행보조 시스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디자인 및 소재 등 여러 복합적인 부분들이 한국 소비자에게 어필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E-클래스는 혁신의 아이콘으로도 통했다. 실리카스호와 함께 10세대 E-클래스는 벤츠코리아를 수입차 1위에 올려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인은 물론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된 것도 해당 세대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이번 11세대 E-클래스 역시 이에 못지않은 혁신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제거 총괄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전기모드 주행거리 100㎞를 제공하게 됐다. 이 점에서 상당한 혁신이 있었다고 본다. 실제 배터리로만 100㎞를 주행할 수 있는 PHEV를 시장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또 인테리어에서 슈퍼스크린과 제로-레이어 콘셉트를 채택할 것도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제거 총괄의 생각이다. 이를 통해 구현되는 “인공지능(AI) 역시 운전자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등을 보여주는데, 더욱 스마트해진 E-클래스라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라고 덧붙였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 가치에 대한 걱정도 앞선다. 실제 미래지향적 EQ 브랜드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직 팔로어가 부족한 상황이다. 11세대 E-클래스 역시 EQ의 기능과 디자인 요소를 일부 채택했다. 대표적으로 외부 전면 그릴과 헤드램프 사이에 적용된 블랙 하이글로시 패널과 내부 슈퍼스크린이다.

제거 총괄은 “(우리가) 옵션을 고려할 때, 소비자들의 요구와 피드백을 취합해 다음 차에 적용하는 것이 관례다”라며 “슈퍼스크린은 전기차 모델에 탑재된 하이퍼스크린에서 착안된 기능으로 고객들이 요구하는 ‘차량과의 소통 기능’을 디지털 경험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명치는 않지만, 가격 역시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합리적인 수준을 내세울 것이다.

곧 한국에 도입될 E-클래스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디젤을 포함한 라인업으로 구축된다. 전동화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타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지금 라인업이 합리적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벤츠는 이미 이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

제거 총괄은 “(우리는) 시기별로 다양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인데, 2025년부터는 전동화 중심(Electric Only) 전략을 바탕으로 한 전기차 플랫폼을 출시하고 기존 MFA 플랫폼을 대체하는 신형 모듈러 플랫폼인 MMA 기반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라며 “현재 MMA 플랫폼은 전동화를 최우선(Electric First)로 둘 것이지만, 전동화만(Electric Only)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벤츠는 가능한 모든 동력기관을 가능한 순간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만약 이번 11세대의 라이프사이클이 순환되는 동안 시장의 변화가 감지된다면 그것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고객 피드백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게 핵심이다.

한편 제거 총괄은 “벤츠, AMG, 마이바흐에서 순수전기차를 내놨는데, 브랜드별 내연기관 모델이 각각의 장점이 있고 전기차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벤츠는 전동화라는 전략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고 내연기관에 있던 럭셔리함, 주행성능, 편안함, 조용함 등의 특징들은 그대로 전기차에도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