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격차 벌어지는 위기의 수입차 브랜드들, 돌파구는?

피아트, 스바루 등 과거 다수 수입차 브랜드 실패담 회자
국산 대중차에 밀려 푸조, 혼다 등 몇몇 브랜드 실적 위기

기사입력 : 2023-08-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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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408(왼쪽), 혼다 신형 어코드(오른쪽) 사진=각사
푸조 408(왼쪽), 혼다 신형 어코드(오른쪽) 사진=각사
과거 수입차 시장에 들어오고 나간 브랜드가 수두룩하다. 많은 브랜드가 도입됐지만, 한국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각했다. 원인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지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몇몇 수입차 브랜드들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정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브랜드 간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몇몇 브랜드는 퇴출 위기에 놓였다. 특히, 과거의 실패담들이 회자하며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과거 20여년 간 수입차 시장에는 많은 브랜드가 거쳐 갔다. 크라이슬러, 피아트, 시트로엥, 닛산, 미쓰비시, 인피니티, 스바루 등 그 수도 적지 않다. 이들 대부분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히고 있지만, 유독 국내에서만은 힘을 쓰지 못했다.

스텔란티스 이전 FCA로 통합했던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브랜드는 지난 2018년 판매를 중단했다. 글로벌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는 했지만, 국내 판매 실적도 퇴출의 원인이 됐다. 중후한 멋의 세단으로 한때 크게 인기를 끌었던 크라이슬러 300C는 시대 변화에 따라 단종 수순을 밟았고 여심을 사로잡았던 피아트 500(친퀘첸토)는 어긋난 가격 정책으로 외면을 받았다.

일본 브랜드 닛산과 인피니티는 조금 더 운이 없는 경우다. 글로벌 CEO였던 카를로스 곤 이슈가 터졌을 당시 회사는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애초에 한국이 퇴출 대상 국가는 아니었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에서는 노재팬 불매운동이 불며 판매량이 급감했다. 당시 닛산은 로그, 알티마로 인기를 끌었고 인피니티는 렉서스에 버금가는 인기에 지속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을 때였다.

미쓰비시와 스바루는 상품 기획에 문제점이 드러났다. 편의사양에 치중하던 한국 시장 트랜드를 읽지 못하고 운동 성능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원인이 됐다. 당시 미쓰비시는 랜서 에볼루션을 스바루는 레거시 모델을 앞세웠다. 특히, 레거시는 수평대향 엔진을 탑재해 안정적 주행 성능이 탁월했던 게 특징이었지만,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평가된 디자인이 큰 약점이 됐다.

물론 그동안 국내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도 있다. 전기차 1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부터, 볼보에 뿌리를 둔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그리고 정통 미국 픽업을 특징으로 하는 GMC 브랜드의 출범이 가장 최근의 일이다. 폴스타와 GMC의 경우는 전기차 시장과 프리미엄 픽업 트럭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고 평가받는다.

현재,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는 브랜드는 푸조와 캐딜락, 링컨과 혼다 정도로 압축된다. 일단, 캐딜락과 링컨의 경우는 특정 모델을 통해 판매량은 적지만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브랜드는 푸조와 혼다다. 스텔란티스 그룹에 속하는 시트로엥과 DS오토모빌은 국내 판매가 거의 중단된 상태로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한국 법인 역시 지프와 푸조 두 개 브랜드만으로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푸조 브랜드다. 지난 5월 크로스오버 타입의 408 모델이 출시됐지만, 한 달 남짓 동안 128대 판매에 그쳤다. 전년 대비 실적을 끌어내긴 했지만, 신차 효과로 기대할 수 있는 초기 판매량치고는 저조하다. 그동안의 부정적 푸조 이미지가 연이어 작용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더 우려가 되는 것은 글로벌 신차 계획이다. 푸조 브랜드에서 내년 출시를 기대해볼 수 있는 차는 2008 전동화 모델과 508 세단 부분변경 모델 정도다. 신차가 나올 때까지는 판매망,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해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심각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혼다의 경우 하반기 쏟아낼 신차들을 준비하고 있다. 일말의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혼다 하반기에는 브랜드 최다 판매 모델인 어코드가 11세대로 풀체인지를 이루며,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두 종으로 출시한다. 지난 4월 선보인 풀체인지 중형 SUV CR-V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새롭게 라인업에 합류하며 준대형 SUV인 파일럿도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두 브랜드 위기의 공통점은 부족한 라인업과 모두 대중적인 브랜드, 대중적인 차를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수입차 트랜드는 프리미엄 차종에 고객이 쏠리고 있다. 국산차의 선전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상품성이 크게 높아진 국산 대중차와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푸조와 혼다의 올해 지난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각각 991대와 604대에서 그쳤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