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볼보차, 작은 변화로 큰 도약....전기차 시대 공략 선언

형제 브랜드 폴스타와 더불어 전동화 전환에 강점 뚜렷
기존 안전을 바탕으로 젊은 디자인, 운전의 재미까지 추구

기사입력 : 2023-11-0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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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륜 모터가 개선·수정된 2024년형 볼보 C40 리차지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후륜 모터가 개선·수정된 2024년형 볼보 C40 리차지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최근에는 전기차 C40 리차지의 구동 방식을 바꾸며 이미지 전환에 나섰다. 안전의 대명사로 통하던 중후한 멋에서 역동적인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분위기로의 탈바꿈이다. 특히, 전동화 전환 대비에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8월 볼보는 2024년형 순수전기차 C40 리차지를 국내 출시하며 업그레이드된 전동화 전략을 소개했다. 외모에 큰 변화 없이 연식변경에 불과할 것 같았지만, 구동 방식을 바꾸면서 늘어난 주행거리 확보, 본격적으로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고 나섰다.

이번 구동 방식 변경은 볼보 브랜드에게 적잖은 의미가 있다. 볼보는 지난 25년간 주행 안정성을 위해 앞바퀴굴림만은 추구해왔기 때문이다. 2024년형 C40 리차지 출시 당시에는 잠시 반짝할 수 있는 변화로 여길 수 있었지만, 이번에 기술 전략을 같이하는 폴스타 브랜드에서 업그레이드 폴스타2 모델이 뒷바퀴굴림을 채택하며 더욱 분명한 그림이 그려졌다.

볼보는 10여년 동안 지속적인 상승세,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가장 설득력을 갖는 터닝포인트는 2010년부터 투입된 중국 지리자동차의 자본력이다. 기술 이전이 아니라 스폰서 역할과 같은 인수로 볼보는 날개를 달았다. 상시 지적받았던 디자인에서부터 변화를 줬다.

2008년 출시된 XC60으로부터 볼보의 낡은 이미지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 역시 지리자동차의 자본력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실현 불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1세대 XC60은 5년 뒤인 2013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고 또 한 번 긴 세월을 거쳐 2017년 2세대 모델로 거듭났다. 라인업의 대대적인 재정비를 거치지 않고서도 성장세를 이어온 것도 큰 의미를 가진다.

2019년부터 볼보는 전동화 전환 계획을 착실히 실천하고 있다. 우선 빠르게 디젤 모델을 퇴출했고 가솔린 모델에서도 모두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적어도 48볼트 MHEV(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며 시장 공략에 초강수를 두기 시작했다. 전략은 또 한 번 먹혀들었고 판매량은 라인업 모델들 골고루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3년 볼보는 디자인, 전동화 다음 나름대로의 페이즈 3에 도달했다. 본격적인 전동화 실행 시점에 더욱 젊은 이미지를 입히는 것이 전략의 핵심으로 파악된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구동 방식 변경이다. 그동안 안전의 대명사였던 볼보는 주행 안정성을 위해 앞바퀴굴림을 고집해왔다. 마지막으로 뒷바퀴굴림을 시도했던 적이 25년 전인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생산한 볼보 900시리즈 940/960 모델이다. 역대 볼보 시리즈 중 가장 성공적이었다는 700시리즈(740/760/780)의 후속 모델로 지금까지도 클래식 모델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한계는 역시 안전에 얽매인 이미지에 있다. 볼보는 펀드라이빙을 즐기는 젊은 고객층(특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빠진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동화 모델에 후륜구동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첫 출시 당시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행보다. 시대를 반영해 좀 더 날카로운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뒷바퀴굴림 구동 방식으로 바뀌며 역동성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향상됐다. 상대적으로 내연기관 차보다 쉽게 구동 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전용 플랫폼 덕분이다. C40·XC40은 물론 기술을 공유하고 있는 폴스타의 폴스타2 역시 모터와 인버터의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최근 볼보는 이 뒷바퀴굴림 모델로 미국 공략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2024년형 모델의 가격과 상세 제원이 공개된 것. 미국은 볼보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지만, 한국 시장보다는 출시가 늦었다. 시장 상황이 혼란스러운지라 더욱 꼼꼼한 준비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새로운 C40 리차지는 EPA 주행거리가 거의 483km까지 크게 향상되어 있으며 가격은 이전과 그렇게 다르지 않도록 상품 전략을 짰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2024 볼보 C40 리차지는 완벽하게 새로워진 리어 휠 드라이브 파워트레인을 적용한다. 사륜구동 모델과 더불어 후륜구동 모델의 등판이다. 미국에서 C40 리차지의 시작 가격은 5만3600달러(약 6970만원)이며 82kWh 배터리를 사용하여 EPA 주행거리 297마일(478km)를 인증받았다. 올 휠 드라이브 사륜구동 버전은 1750달러가 더 비싼데, 이는 5만5350였던 2023년형 기존 모델과 거의 비슷한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륜구동 모델의 EPA 주행거리는 이전 226마일(약 363km) 대비 31마일(약 50km)가 늘어 257마일(약 413km)이 됐다. 나름 경쟁력을 갖추고 주요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는 출시 이후 지속해서 사륜구동 모델(얼티메이트 트림)만 판매하고 있다. 이번 2024년형 C40 리차지 역시 기존과 같은 트림으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아직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7500달러의 보조금 확보가 어렵지만, 한국 시장의 경우 주행거리 확대로 지난 모델보다 많은 보조금을 확보해 더 매력적인 조건을 갖추게 됐다.

볼보는 이미지 변경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대를 위한 새로운 라인업 구축도 염두에 두고 있다. 곧 출시를 앞둔 소형 전기 SUV EX30과 전기차 미니밴인 EM90 모델이 대표적인 예다. 전략 범위를 확대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후륜 구동을 채택하 확률이 높으며 젊은 이미지, 안전, 운전의 재미 모두를 공략할 할 것으로 보인다.
후륜 모터가 개선·수정된 2024년형 볼보 C40 리차지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후륜 모터가 개선·수정된 2024년형 볼보 C40 리차지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